[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의 주택 가격이 상승 추이를 지속하고 있지만 이른바 현금차입형 재융자는 제자리걸음에 그쳐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부동산 시장 회복이 과거와 같은 내수 경기 활성화에 힘을 실어주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사진:AP/뉴시스) |
5일(현지시각) 프레디맥에 따르면 1분기 현금차입형 재융자가 65억달러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분기 67억달러에서 줄어든 것이다.
전분기에 비해 재융자가 줄어든 것은 2000년 중반 이후 이번이 세 번째에 불과하다. 부동산 버블이 무너지기 이전인 2006년 2분기에는 재융자 규모가 840억달러에 달했다.
현금차입형 재융자는 집값이 오를 때 모기지 대출을 갈아타는 형태로 이뤄진다. 자산 가치가 상승한 만큼 주택 소유자는 대출 규모를 늘릴 수 있다.
이를 통해 주택 소유자는 기존의 대출금과 신규 대출금의 차액만큼의 현금을 확보하게 되며, 통상 이는 소비나 주식을 포함한 투자에 활용했다.
이 때문에 주택 가격이 오를 때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민간 소비가 증가, 전반적인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가져왔다.
하지만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재융자로 소비를 늘렸던 이들은 커다란 타격을 입었고, 이는 2009년 경기 침체로 이어졌다.
과거와 달리 집값이 오르는 사이 재융자가 늘어나지 않은 것은 금융위기 이후 은행 자산건전성에 대한 감독이 크게 강화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산 매입 축소에 따라 장기물 국채 수익률이 상승할 것이라는 관측으로 모기지 대출자들이 재융자를 회피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프레디맥에 따르면 1분기 전체 재융자 가운데 현금차입형 재융자 비중은 17%로, 전년 동기 14%에서 소폭 늘어났다.
하지만 전년 동기에 비해 금리가 1% 상승한 데 따라 전체 재융자 규모가 전년 동기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현금차입형 재융자가 집값 상승만큼 늘어나지 않는 데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과거 거주용 주택을 현금인출기로 취급, 무분별한 대출과 지출을 일삼은 데서 발생한 위기가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