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기진 기자] 중소형 금융투자회사의 신용등급이 흔들리고 있다.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이 불리하게 조정됐다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이와 달리 대형 금융투자회사의 신용등급은 굳건히 유지되고 있다.
6일 NICE신용평가가 금융당국의 NCR제도 개선방안을 감안해 조정한 증권업 평가를 보면 KDB대우, 삼성, 현대, 한국투자, 우리투자증권 등 대형 5개사에 유리하게 점수가 나왔다. 중소형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리했던 NCR과 총자산순이익률(ROA) 기준이 낮아져 이전보다 높은 점수를 받게 됐다. 경쟁지위와 대손충당금 커버리지(coverage) 기준이 이전보다 강화됐지만 대형사의 시장지배력이 확대되는 점을 감안하면 불리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신용등급 조정 점수표를 보면 예전 AA등급을 받기 위해서는 NCR비율이 500%를 초과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350~500% 사이에 있으면 된다. 구체적으로 과거 기준을 보면 A등급 NCR 300~500%, BBB등급 200~300%, BB등급 200% 이하였다. 새로운 기준은 A등급 200~350%, BBB등급 100~200%, BB등급 100% 이하다.
ROA는 종전 AA등급 3% 이상, A등급 1~3%, BBB등급 0.3~1%, BB등급 0.3% 이하였지만 새롭게 AA등급 2~3%, A등급 1~2%, BBB등급 0.3%~1%, BB등급 0.3% 이하로 완화됐다. 과거에는 AAA등급을 받을 수 없었지만 ROA 3%가 넘으면 가능하다.
자산건전성 측면에서 대형사는 NCR이 상승해 위험사업 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보다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 받는다.
대손충당금 커버리지(대손충당금 및 대손준비금/고정이하자산) 기준은 종전 AA등급 85% 초과, A등급 70~85%, BBB등급 55~70%, BB등급 55% 이하였지만 AAA등급 150% 초과, AA등급 120~150%, A등급 90~120%, BBB등급 70~90%, BB등급 70% 이하로 강화됐다.
시장점유율로 받던 점수도 이전보다 까다로워졌지만, 그 배경이 우리투자증권이 NH농협금융에 매각되는 등 다수의 증권사 매각이 진행되는 등 증권사의 시장집중도가 높아질 것이 예상되는 점이 감안된 것이라 결과적으로 대형사에 유리하게 됐다.
현재 빅5 금융투자회사의 신용등급(사업위험 및 재무위험등급)은 업계에서 가장 높은 AA이고, 대부분의 회사는 A를 받고 있다. 다만 증권업계의 부진으로 사업위험등급이 BBB를 받은 곳도 부국증권, IBK투자증권, 이트레이드증권, IM투자증권, LIG투자증권 등이 있다.
이혁준 NICE신용평가 평가위원은 “시뮬레이션 결과 신용등급에 즉각적인 변화는 없지만 중소형사에 불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