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성수 기자] 세계은행(WB)이 아시아 국가들의 고용 환경에 대해 일침을 가하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이 지역 고용 정책이 숙련 노동자에게만 유리하고 여성이나 미숙련 노동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WB는 8일(현지시각) 발표한 지역 연구 보고서에서 "인구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노동가능 인구는 점차 줄어드는데 정책 관계자들은 지금 있는 인력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먼저 동아시아 국가에서 청년층에 대한 교육을 소홀히 하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보고서를 작성한 전문가 중 한 명인 트루만 패카드는 "아시아 국가에서는 정부가 전문 노동인력을 훈련하는 데만 관심을 쏟고 정작 국가 생산성에 기여할 젊은 인력들을 교육하는 데는 소홀하다"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 기업들은 리더십과 팀워크 능력을 갖춘 우수한 인재가 없다고 불평한다"며 "이는 아시아 학생들이 그런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교육 수준은 낮은 반면 일할 기회는 적어 청년 실업률은 증가할 수밖에 없고, 특히 인도네시아나 필리핀에서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들 국가들은 15~24세 연령층의 30%가 교육을 못 받거나 실직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은행 아시아 지역연구 보고서 인포그래픽 [출처: 세계은행] |
베트남이나 태국의 경우 최저임금을 인상하면 여성이 일할 수 있는 기회는 더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동아시아 국가에 비정규직 일자리가 많은 것도 이러한 문제를 심화시킨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정규직에 비해 임금인상 등 노동권을 보장받을 가능성이 더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의 노동시장 개혁이 시급한 문제임을 강조했다. 인구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성장둔화 우려가 제기됨에 따라 현재 노동시장에 있는 인력들의 생산성이 높아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노동시장 이탈현상이 가속화되지 않도록 교육·훈련 기회를 제공하고 노동권도 보장해 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버트 호프만 WB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노동시장 개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근로자들의 생산성과 삶의 질이 떨어지고, 경제성장도 둔화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