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우수연 기자] 이번 주 원/달러 환율은 당국 개입 경계감으로 하방 경직성이 강화되며 제한적인 상승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환율이 5년 9개월만에 1020원대에 진입하며, 낮아진 레벨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외환 당국도 강한 구두개입 메시지를 전하며 추가 하락을 예상하기에는 어려워졌다.
이번 주 서울 외환시장은 그동안 가파르게 내려간 환율 하락 속도를 조정하며 1020원대 초반에서 쉬어가는 숨고르기 장이 예상된다.
하지만 여전히 대내외 환경은 원화 강세에 우세한 쪽으로 조성되며 전반적인 공급 우위 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 뉴스핌 이번주 환율예측 컨센서스: 원/달러 환율 1020.50~1031.00원 전망
뉴스핌(Newspim.com)이 국내외 금융권 소속 외환딜러 및 연구원 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월 둘째주(5.12~5.16일) 원/달러 환율은 1020.50~1031.00원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됐다.
이번 주 예측 저점 중에서 최저는 1018.00원, 최고는 1024.00원으로 예상됐고 예측 고점 중 최저는 1026.00원, 최고는 1035.00원이 될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주 뉴스핌 원/달러 환율예측 컨센서스에 참여한 외환 전문가 3명은 예측 저점을 1020원으로, 나머지 3명은 각각 1018원, 1021원,1024원으로 예상했다.
또 예측 고점으로 이번 조사에 참여한 환율 전문가 6명 중 2명이 1032원을 제시했고 2명은 1030원,1031원을 전망했다. 나머지 2명은 각각 1026원, 1035원을 제시하면서 상단은 1030원대 초반에서 형성될 것으로 컨센서스가 모아졌다.
◆ 환율, 5년 9개월만에 1020원대 진입
지난주 원/달러 환율은 1030원대를 깨고 내려가 금융위기 이전 수준인 1020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다만 주후반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으로 1020원선은 사수하며 마감했다.
연휴가 끝난 이후 환율은 글로벌 달러 약세와 이월 네고 물량의 영향으로 1020원대에 진입했다. 원/달러 환율이 1020원대에 진입한 것은 금융위기 이전인 지난 2008년 8월 이후 5년 9개월만에 처음이다.
연휴 기간 중 글로벌 달러화가 미국의 비농업 부문 고용지표가 큰 폭으로 개선됐음에도 불구하고, 1분기 GDP 성장률이 부진하게 나타나면서 약세를 나타냈다. 이에따라 달러화 대비 원화도 강세를 나타냈고, 연휴기간 동안 소화되지 못했던 네고 물량이 집중적으로 쏟아지며 환율 급락이 나타났다.
중국의 4월 무역수지가 2개월 연속 흑자를 나타내며 원/달러 환율도 장중 소폭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워낙 시장이 공급 우위에 있어 상승쪽으로 방향을 틀지는 못하는 모습이었다.
지난 주 마지막 거래일에는 기재부의 구두개입으로 환율이 소폭 반등하며 1020원 선에서 지지력을 형성했다. 오전중 한국은행 이주열 총재가 환율의 단기적인 급락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발언을 했으나, 시장은 이를 원론적인 차원에서 해석하고 환율은 오히려 내리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같은날 오후 기획재정부에서 시장 쏠림을 유발하는 투기적 움직임에 대해서 단속에 나서겠다는 강한 구두개입에 나서자, 환율은 소폭 반등하며 3원 가량 레벨을 높였고 1024원대에서 마감했다. 시장참여자들은 외환당국의 발언 내용보다는 1020원선에 근접한 시점에서 구두개입을 내놓은 사실에 주목했다.
◆ 제한적 상승…레벨 부담+당국 개입 경계
이번 주 원/달러 환율은 당국 개입 경계감으로 하방 경직성이 강화되며 제한적인 상승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말, 역외 시장에서는 유럽중앙은행(ECB)이 내달 추가적인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유로화가 달러화 대비 하락했다. 따라서 지난주 원/달러 환율에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던 글로벌 달러환 약세는 이번 주 소폭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1020원선에서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이 나타난 점도 이번 주 환율의 추가적인 하락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대봉 농협은행 차장은 "이번 주에는 추가 하락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난주 외환당국의 강경한 개입 메시지에 이번 주는 하락 압력 보다는 반등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장원 신한은행 과장도 "당분간은 정부 구두 개입 영향으로 환율 레인지(범위)를 한 단계 높여 움직이는 장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한다"며 "지난주 외환 당국의 구두개입이 나온 만큼 확실히 추가 하락에 대한 가능성은 줄어들었다고 본다"고 판단했다.
다만, 대내외적인 여건이나 국내의 수급상황을 감안할 때 최근의 원화 강세 기조가 쉽게 사그라들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우선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25개월째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있고, 채권시장에서의 외국인 투자 자금도 유입되는 모습이다. 또한 대외적으로도 미국 경기회복에 대한 뚜렷한 확신이 부족한 상황이라 글로벌 달러화 약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유나 동부증권 연구원은 "(환율 하락에)속도 조절은 하되 완만하게 원화 강세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대외적 환경이 원화 강세에 우호적"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글로벌 달러화 약세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고 채권시장에서 외국인도 국내 단기물 채권을 계속 사고 있어 외국인이 원화에 베팅하는 신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윤세민 부산은행 차장은 "단기적으로 여전히 글로벌 달러 약세에 따른 환율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당국의 구두개입이 강해지며 큰 폭의 추가 하락은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오는 12일 일본 3월 경상수지, 13일 중국 소매판매와 산업생산지수, 미국 4월 소매판매 지수 발표가 대기하고 있다.
15일에는 유로존 물가지수와 1분기 GDP 예비치, 미국 4월 소비자물가 지수, 일본 1분기 GDP 예비치가 발표될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