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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리카싱 새로운 포트폴리오는 '건강'과 유로화자산

기사등록 : 2014-05-13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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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강소영 기자] "투자자가 몰릴 때 재빨리 손을 떼고, 남들이 관심 없을 때 치고 들어가는 것, 이는 불변의 투자 진리다".

아시아 최고 부자로 꼽히는 리카싱 청쿵그룹(李嘉誠·사진) 회장은 자신의 투자 비결을 묻는 말에 이렇게 답해왔다. 매우 진부하고 상투적인 내용이지만 리카칭 회장은 이러한 원칙을 철저하게 지켜오고 있다.

'저가매입,고가매도'라는 그의 단순한 투자 원칙은 지난해말 한국 부동산 투자건으로 다시금 확인됐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2013년 12월 싱가포르계 부동산 투자회사 ARA자산관리가 호주 맥쿼리의 한국 부동산 투자회사 맥쿼리리얼에스테이트코리아(MREK)를 인수했다. 리카싱 회장은 ARA자산관리의 3대 주주이다. 이 때문에 시장은 ARA의 MREK 인수를 리카싱 회장의 한국 부동산 시장 진출로 받아들이고 있다.

중국 부동산 전문가는 리카싱 회장이 한국 부동산 시장을 저평가된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과 홍콩의 아파트 시장과 비교하면, 한국 부동산은 장기간의 조정을 거치며 거품이 많이 가라앉은 상태이다.

◇ 부동산으로 흥한 리카싱, 부동산 처분 잰걸음
리카싱의 회장의 자산은 310억 달러(약 32조 원)로 추산된다. 그러나 리 회장은 최근 언론을 통해 자신의 재산이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많다고 주장했다.

리 회장의 막대한 부의 기초는 부동산이다. 1960년대 아시아 경제위기로 홍콩 부동산이 폭락했고, 부동산 시장에 헐값 매물이 쏟아져 나올 때 리 회장은 홍콩 부동산을 쓸어 담기 시작했다. 훗날 경기 회복과 함께 홍콩 부동산 가격이 다시 치솟았고, 이때부터 아시아 최고 부호라는 '별칭'이 리 회장을 따라다니기 시작했다.

1970년대 세계 경제 위기가 발발하자 리 회장은 다시한번 홍콩 부동산 투자에 나섰다. 1981년 이후 리 회장이 보유한 건물의 토지 면적은 269만m2에 달했다. 리 회장이 보유한 홍콩의 토지는 홍콩 정부 다음으로 많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리 회장 일가가 홍콩과 중국 부동산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올해 1월에도 광저우(廣州) 메트로폴리탄 플라자, 상하이(上海) 오리엔탈 금융센터, 난징(南京) 국제금융센터 등 3개 지역에서 부동산 3건을 매각했다. 베이징 잉커센터 (盈科中心)건물 매각을 마지막으로 중국 본토의 대규모 부동산 자산을 모두 처분하게 됐다.

중국 부동산 거품 붕괴론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는 상황에서 진행된 리 회장 일가의 최근 행보는 중국 부동산 위기론에 힘을 보태는 사례가 되고 있다.

◇ 리카싱 유로화 자산으로 포트폴리오 재편
리카싱은 최근 중국 경제전문지 재신망(財新網)과의 인터뷰에서 다음 투자대상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그의 투자 철학을 소개하는 것으로 문제의 핵심을 피해갔다. 리 회장의 일거수일투족이 중화권 경제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커, 그는 평소에도 시장과 투자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그러나 리카싱 회장이 중국과 홍콩 자산을 축소하는 동시에 대 유럽 투자는 크게 늘리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은 유럽 시장을 리카싱의 새로운 투자처로 받아들이고 있다. 

최근 3년 리카싱 회장은 유럽 기업 인수 등 대 유럽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네덜란드 폐기물처리·발전회사 RAV, 영국 가스공급회사 웨일스앤드웨스트유틸리티(WWU), 핀란드 에너지회사 포르툼의 일부 사업 부문 등이 그가 인수한 유럽 기업들이다. 올해 3월에도 청쿵그룹 산하 허치슨왐포아가 해외에서 인수합병을 통해 유럽시장 내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리카싱 회장이 홍콩과 중국을 떠나 유럽으로 투자처를 옮긴데는 심리적 요인이 큰 작용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홍콩 자산이 너무 많이 늘어나면서 리 회장 일가에 대한 사회의 관심과 적개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초에는 청쿵그룹 계열사인 홍콩국제터미널이 운용하는 항만 컨테이너 부두 사업장 근로자 수백 명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파업을 벌였고, 여기에 일반 시민들까지 리카싱 회장을 규탄하며 시위에 참가하면서 리카싱 회장이 곤욕을 치르는 사건도 발생했다.

청쿵그룹은 홍콩의 소매, 수퍼마켓, 전자제품 매장 및 이동통신사 등을 보유하는 초대형 그룹으로 홍콩 증시 시가총액의 4%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홍콩에서 1달러를 쓰면 5센트가 리카싱의 호주머니로 들어간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리카싱은 "가지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이 없듯 우리 그룹의 성장에 적개심을 품는 사람도 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가 홍콩 시장을 독점하는 것을 원치 않고있다. 이것이 내가 최근 유럽과 북미 투자를 늘리는 이유다"라고 밝혔다. 

◇ 리카싱 회장, 건강관리도 중요한 '투자'
리카싱 회장은 올해로 만 86세가 됐다. 고령의 나이지만 언론과 활발한 인터뷰를 진행하는 등 여전히 건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리차드 리(李澤楷)와 빅터 리(李澤鉅) 두 아들에 대한 후계 구도를 대략 완성했지만, 여전히 경영 일선에서 활동하고 있다. ·

리 회장은 자신의 건강에 대해 상당한 자신감을 내비쳐 왔다.그는 "길거리에서 무작위로 10명을 데려와 건강검진을 해봐라. 나의 건강상태는 그들 중 누구보다도 좋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평소 건강관리 원칙과 비법을 언론에 알리기도 했다. 리 회장이 철저하게 고수하는 건강관리 비법은 그의 투자 원칙만큼이나 '식상'하고 간단하다. 싱겁고 가볍게 먹되, 꾸준한 운동 병행이 바로 그것이다. 

리 회장은 "나는 고기를 거의 먹지 않는다. 주로 야채와 저렴한 생선을 즐긴다. 골프·수영·조깅 등을 꾸준히 하고 있다. 말로만 그치지 않고 실제로 이러한 원칙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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