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러시아의 신디케이트론 시장에서 서방 은행들이 연이어 발을 빼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경제 제재로 인한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은행들이 극심한 경계감을 보이고 있다.
(사진:AP/뉴시스) |
19일(현지시각) 10억달러 규모의 정유화학 업체 시부르의 리파이낸싱이 교착 국면이다. 은행권의 자금줄이 마비된 데 따른 결과다.
석유 정제 업체 우랄칼리와 우라늄 업체 테넥스의 5억달러 규모 리파이낸싱 역시 서방 은행권이 신디케이트론 시장에서 철수한 데 따라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 기업들이 올해 확보한 은행권 여신은 50억달러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다. 이는 지난해 500억달러에서 대폭 줄어든 수치다.
우크라이나와 대치 상황이 지속되면서 러시아에 대한 미국과 유럽의 제재가 점차 강화되자 은행권이 기업의 잠재적인 재무 리스크를 우려, 자금 거래를 회피하는 상황이다.
런던의 한 은행가는 “러시아 기업의 자금 흐름이 냉각됐다”며 “최근 상황이 급속하게 개선된다 하더라도 최소한 1년간 돈가뭄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불거지기 전 집행된 은행권의 신용 제공이 대부분 만기를 앞두고 있다. 이 때문에 러시아 기업들의 유동성 경색이 앞으로 악화될 것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기 전 시작된 자금 거래 협상이 대부분 사실상 중단된 상황이며, 일부 기업은 기존 대출의 상환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은행권 역시 이에 따른 손실이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달러화 표시 신디케이트론 시장이 은행권에 쏠쏠한 수익원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 이전 러시아 기업 관련 여신은 런던 은행간 금리(리보) 대비 150bp에 달하는 프리미엄을 창출했다.
실제로 1분기 글로벌 주요 은행권의 실적에서 러시아 파장에 따른 타격이 확인된 바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러시아 자금 시장이 사실상 개업휴점 상태”라며 “이에 따른 수익원 공백을 채우는 일이 간단치 않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