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주명호 기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아시아 지역의 새로운 안보 협력기구 창설을 공식 제안했다. 이런 발언은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전략에 정면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시 주석은 21일 열린 제4차 '아시아 교류 및 신뢰구축회의(CICA)' 기조연설에서 "CICA를 아시아 전체의 안보대화 및 협력 무대로 만들고 이를 토대로 지역 안보 협력을 위한 새로운 기구를 건립하자"고 말했다.
시 주석은 구체적으로 "CICA 사무국 기능을 강화하는 동시에 국방관련 협의조직과 조치이행에 관한 감독그룹을 구성하자"고 제안한 뒤 반(反)테러, 경제무역, 관광, 환경보호, 인문 등 다양한 영역에서 실질적인 협력을 심화시켜 나가자"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아시아의 일과 문제는 아시아인들이 직접 처리해야 하며 아시아의 안보 역시 아시아인들이 수호해야 한다"며 "제3자를 겨냥한 군사동맹 강화는 지역의 공통안보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일 정상회담에 앞서 환담하고 있다.[사진: 뉴시스/신화사] |
시 주석의 발언에 대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CICA 정상회의 총회 연설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동등한 협력 원칙과 개방성을 가진 안보기구가 필요하다며 시 주석의 제안에 호응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진정하고 평등한 아시아 지역의 미래 안보 기구는 다자 및 양자 외교 시스템의 균형에 기초하고 모든 형태의 폐쇄적이고 편협한 편가르기를 배제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앞서 전날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양국 간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의 관계 강화 방안 및 국제 현안 등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구체적인 회담 결과 및 발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우크라이나 사태 등 국제 및 지역 안보 문제와 국사기술 이전 등 국방분야 협력방안, 대규모 천연가스 수출 계약 등 현안 등이 다뤄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회담 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양국은 다른 나라의 내정 간섭에 반대할 계획"이라며 일방적 제재 정책과 타국의 헌법질서 변경 활동을 지원하는 일을 중단할 것을 호소한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