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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공적자금 100% 회수위해 과점주주 체제로?

기사등록 : 2014-05-23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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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주가 1만3000원+웃돈 받으려면 다수에 지분 매각

[뉴스핌=한기진 기자] 우리금융지주의 인적분할로 몸값 마지노선이 5조원대로 떨어졌다. 지분 56.97%를 보유한 정부의 남은 공적자금 규모가 5조2000억원으로 전망돼서다. 

정부가 KJB금융(광주은행), KNB금융(경남은행) 등 은행 자회사는 따로 떼어내 재상장했기 때문에 매각대금을 직접 받아낼 수 있고 우리투자증권, 우리F&I, 우리파이낸셜 등 비은행 자회사는 매각 대금을 내부로 유보해 우리금융의 가치가 올랐다. 

자회사를 떼내 몸값 부담을 낮춰 민영화를 원활하게 하겠다는 정부의 그림대로 그려지는 모양새다.

그러나 자회사를 모두 분할하고 몸통인 우리금융을 재상장했더니 주가가 예상보다 낮아 문제가 생겼다. 

지난 22일 분할 재상장한 뒤 5.42% 오른 1만2650원에 거래를 마쳤지만, 주가가 더 올라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 주가 수준으로는 남은 공적자금 회수가 불가능하고 금융당국도 손해보고 지분을 민간에 팔 수도 없는 처지이기 때문이다. 

절대적인 주가 수준이 남은 공적자금을 회수할 만큼으로 오르고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아야 정부로서는 헐값 매각이라는 비난에서 자유롭다.

정부가 2001년 4월 우리금융 지분 100%를 취득한 대가로 투입한 공적자금은 12조8000억원이다. 지난 10여년간 공모, 지분 블록세일, 배당 등으로 5조8000억원을 회수했다. 또 경남은행, 광주은행을 각각 BS금융과 JB금융에 1조2800억원, 5200억원에 매각해 총 7조6000억원을 회수했다. 회수율은 59%, 남은 공적자금은 5조2000억원이다.

우리투자증권 등 자회사를 NH농협금융, KB금융, 대신증권, 키움증권에 매각했는데, 이 대금은 우리금융지주에 귀속돼 현금으로 쌓였다. 매각 주체가 정부가 아니라 우리금융이기 때문으로 아직 공적자금을 회수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정부는 우리금융에 비은행 자회사를 매각한 현금 1조8000여억원을 안겨줬기 때문에 잠재적 인수후보들에게는 장점이 늘었다. 인수 후에 이 돈으로 부채상환, 이자비용 축소, 잠재 부실여신 클린화 등 기업가치를 향상시키는 데 사용할 수 있다. 게다가 인수자금을 유치할 때 고배당 조건을 제시하면 펀딩(Funding)을 수월하게 할 수 있다.

한 M&A전문가는 “인수가격보다 인수대상 기업이 보유한 현금자산을 어떻게 활용할 지를 따져보면서 배팅을 높여갈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이 높은 가격을 받을 조건이 됐지만, 현 주가가 문제라면 문제다. 남은 공적자금 5조2000억원을 받아내기 위해서는 우리금융의 주가가 1만3540원은 돼야 한다(총주식수 6억7627만주에서 정부 지분 56.97% 고려 시). 그러나 23일 우리금융 주가는 이 수준보다 낮은 1만2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정부가 제값을 받기 위해서는 희망수량 경쟁입찰 방식으로 분산 매각해야 하고,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이를 검토하는 이유라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같은 배경 때문이다.

지분 30%를 통째로 사서 경영권을 행사할 그룹과 10% 이상을 인수할 그룹으로 나눈 뒤, 입찰자가 정부가 생각한 최소 매각 수량과 가격을 제시할 때가지 경쟁을 유발케 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아낼 수 있고 지분도 쪼개 매각이 수월해지는 효과가 있다. 주요 지분을 소유한 다수의 주주가 사실상 공동 소유하는 과점주주 체제가 되는 것이다. KB금융, 하나금융, 신한금융지주 등 다른 금융지주도 이 같은 지배구조 체제다.

우리금융 매각 방식은 늦어도 6월 말엔 나올 전망인데, 공자위 관계자는 “두 갈래로 나눠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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