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곽도흔 기자] 최근 소비성향의 하락은 기대수명이 증가함에 따라 은퇴 이후의 생활유지에 대한 불안이 전 연령계층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따라 정부의 소비활성화 대책도 단기적인 수요 진작의 관점보다는 구조적인 대책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진단이다.
권규호·오지윤 KDI 연구위원은 26일 '연령별 소비성향의 변화와 거시경제적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지난 10년간 소비성향의 하락은 전 연령층에서 진행돼 왔으며 특히 50대 이상 고령가구의 소비성향 하락이 전체 소비성향 하락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인구의 고령화는 일반적으로 평균소비성향(가계의 소비지출/가계의 처분가능소득)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우리나라는 가구의 중위연령이 2003년 44세에서 2013년 48세로 상승했으나 같은 기간 평균소비성향은 0.78에서 0.73으로 하락했다.
2000년대 이후 기대수명이 매년 평균적으로 0.45세씩 증가하고 있으나 노동시장의 은퇴 시기는 이와 비례해 증가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은퇴 후 생존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노후대책에 필요한 소요자금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를 예상한 대부분의 연령계층에서 노후대비를 위해 소비성향을 낮추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30~40대의 교육비 지출이 과다한 점과 급속한 고령화가 진행중임을 감안하면 향후 이들 세대가 고령층이 되는 시기에는 민간소비가 더욱 제약될 가능성도 상존하는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최근의 민간소비 부진이 기대수명이 증가라는 구조적 요인에 크게 기인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소비활성화 대책도 단기적인 수요 진작의 관점보다는 구조적인 대책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구조적인 측면에서의 소득증대 대책이 부재한 상황에서 현재의 소비수요를 진작하는 정책은 고령화 이후의 소비생활을 더욱 궁핍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에 따라 기대수명의 증가를 고려해 은퇴시기를 낮추고 고령층의 경제활동 참가를 지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확산시키는 등의 정책이 지속 가능한 소비활성화 대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교육 및 채용시스템을 과도한 사교육비 지출과 비효율적인 과잉교육을 제어할 수 있도록 정비하고 가계 역시 자녀에 대한 투자와 노후대비저축 간의 균형을 맞춰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보고서는 주택가격 상승률의 둔화로 인한 부의 효과에 의해 소비가 감소했을 수도 있으나 지난 10년간 자가거주자와 비자가거주자의 평균소비성향이 유사하다는 점에서 주요 요인은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
[뉴스핌 Newspim] 곽도흔 기자 (sogoo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