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에라 기자] 다음커뮤니케이션과 합병을 발표한 국내 1위 모바일 메신저 업체 카카오(KAKAO)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으로 절대 강자지만, 해외 시장에서는 네이버의 라인(LINE)에 밀리고 있는 만큼 이번 합병을 통해 해외 경쟁력의 기틀을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다음과 카카오는 지난 23일 각각 이사회를 열어 합병에 대해 결의하고 합병계약을 체결, 오는 8월 주주총회 승인을 얻어 연내에 절차를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통합법인은 '다음카카오'다.
합병 형태는 기준주가에 따라 산출된 약 1대1.556의 비율로 피합병법인인 카카오의 주식을 합병법인인 다음커뮤니케이션의 발행신주와 교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당초 시장에서 예상하던 직상장이 아닌 우회상장을 택한 배경으로는 '해외'가 꼽힌다. 카카오가 국내 모바일 메신저 시장을 선점하고 있지만 해외에서는 라인의 기세에 밀리고 있기 때문에 우회상장을 통한 실탄을 해외 마케팅을 위해 쌓고 있다는 것.
이제범·이석우 공동 대표체제가 이끌고 있는 카카오는 지난 2006년 설립됐다. 이후 2010년 3월 카카오톡 서비스를 첫 시작, 지금의 공룡 메신저로 키워냈다.
카카오톡은 서비스를 시작한 지 1년 만에 가입자가 1000만명, 2년 만에 4200만명을 돌파하는 성장세를 보였다. 카카오톡 외에도 카카오스토리, 카카오앨범, 카카오플레이스, 카카오페이지, 카카오스타일, 카카오그룹 등을 통해 모바일 메신저 시장의 진화를 일으켰다.
2012년 10월에는 일본 시장 공력을 위해 야후 재팬과 카카오 재팬을 합작 운영하는 파트너십을 체결했고, 전세계 1억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한 동남아시아 최대 소셜 및 SNS업체 프렌스터와 전략적 제휴도 체결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강연 도중 '카카오톡'을 언급하기도 해 전 세계인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같은 성장 스토리에도 불구하고 카카오의 해외 경쟁력이 국내 시장에 비해 뒤쳐진다는 점은 옥의 티였다. 이 점이 다음과 손을 잡게 된 결정적 배경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카카오 재팬을 비롯한 베이징 카카오, 카카오 싱가폴은 모두 적자를 내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김창권 KDB대우증권 팀장은 "다음은 새로운 모바일 트래픽 확보가 시급하고, 카카오는 새로운 수익 모델이 필요했다"며 "국내 시장을 선점한 카카오가 검색 기반, 해외 경쟁력 확보 등 또 다른 성장을 위해 한 결정"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카카오가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종원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카카오가 기존 해외시장에서 라인이 잠식했던 부분을 공략하는 것은 녹록지 않을 것"이라며 "해외 시장에 대해서는 진행 과정을 더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카카오는 내수용, 라인은 해외용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당장의 전망성을 논하기에는 이르다"며 "카카오의 해외 성장에 대해서는 추후 진행되는 상황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