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우수연 기자] 한국은행 집행부가 최근 외국인 자금의 유입이 환율에 미친 영향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는 판단을 내놨다. 외환당국에서 우려했던 외국인 채권자금의 경우 주로 스왑 시장을 통해 유입되므로 원/달러 현물환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는 설명이다.
27일 한은이 공개한 '제9차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한은 집행부는 "최근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면서 환율이 절상된 것은 사실이나 은행의 차입자금, 기업의 해외채권 발행자금 및 금리차액거래 목적으로 유입되는 외국인 채권자금의 경우 스왑시장을 통해서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이러한 외인 채권자금이 외환수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보면 최근 외국인 자금의 유입이 환율에 미친 영향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고 판단했다.
이어 그는 "분류상 경상거래와 자본거래가 구분되어 있지만 외환시장의 수급에 동일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있다"며 "경상거래의 경우 흑자 규모가 크고 지속적이었기 때문에 다소 변동성이 있는 자본유출입에 비해서는 시장심리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컸던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원화의 절상 압력에서 자본거래에 의한 환율의 변동보다는 기조적인 경상흑자에 따른 영향력의 비중이 훨씬 컸다는 의미다.
반면, 이날 금통위에서 한 금통위원은 "현재는 원화 절상압력이 강하지만 장기외채 중에서 근시일 내에 유동외채에 편입될 잔존만기 1~3년 이내 외채비중이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장기적으로는 환율 절하압력도 무시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한은 집행부는 미국 재무부의 환율 보고서 자체가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이나 보고서의 내용처럼 당국의 제한적인 개입 스탠스를 유추해 시장 참여자들이 거래를 하는 점이 더욱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관계당국의 정책입장이 미국 환율 보고서의 내용과 크게 상충되지 않는다는 점을 시장참가자에게 계속 얘기해 왔기 때문에 실제로 보고서 자체가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보다는 시장 참가자들이 관계당국의 정책입장을 감안하여 외환거래를 하고 있다는 점이 더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잠재적인 네고 물량으로 거론되었던 거주자 외화예금의 경우, 한은에서는 우리나라 외환시장에 긍정적인 역할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당초 정부와 당행이 거주자외화예금을 확충하여 3선 외환보유액 또는 외환시장의 충격을 흡수하는 완충장치(buffer)로서의 역할을 기대한 바와 같이 현재까지는 거주자외화예금이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환율에 대한 투기적 거래나 쏠림현상이 나타나는 상황에서 거주자외화예금이 이에 가세하게 되면 쏠림현상을 강화할 수도 있겠지만 통상적인 경우 거주자외화예금은 환율 흐름에 대해서 긍정적인 역할이 더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