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소영 기자] 중국 인터넷 업계가 공격적인 기업 인수합병(M&A)으로 덩치를 키우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인터넷 업계의 3대 공룡 기업 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영문이니셜을 따 BAT로 부름)의 주도하에 M&A 경쟁이 중국을 넘어 미국 등 해외 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다. '돈 냄새'에 후각이 발달한 투자자들은 이들 인터넷 기업에게 자금 '실탄'을 제공하며, 중국 IT기업의 성장과 글로벌 경쟁력에 힘을 보태고 있다.
중국 투자정보 전문 매체 PE데일리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인터넷 업계의 기업 인수합병 건수와 거래 금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013년 중국 경제성장 둔화, 긴축 통화정책, 기업공개(IPO) 중단으로 기업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중국 산업계에서는 기업 인수합병을 통한 기업규모 확대와 자산구조 개선이 활발히 이루어졌다. 여기에 선진국의 경기 회복과 소비심리 개선의 영향으로 중국 기업의 해외 기업 인수도 크게 늘었다.
특히 인터넷 업계의 기업 M&A가 두드러졌다. 2013년 12월 31일 기준, 지난해 인터넷 관련 기업의 M&A 건수는 317건으로 2012년보다 두 배가 늘었다. 이 중 해외 기업 인수는 14건으로 투자금액은 23억 달러에 달했다.
해외 기업 '사냥'의 주역은 BAT로 불리는 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다. 지난해 알리바바는 세 차례에 걸려 미국의 스포츠 용품 전자상거래 기업, 배송업체, 앱 검색 엔진 업체에 투자했다. 텐센트는 무려 7개의 미국 인터넷 회사의 지분을 인수하며 BAT 중 해외 확장에 가장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BAT의 투자대상 기업은 달랐지만, 전략적 투자의 목적은 비슷했다. 자사의 강점은 더욱 강화하는 한편 취약점은 보완해 경쟁 상대가 우위를 점하고 있는 서비스 분야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이다.
바이두는 PPS,눠미왕(糯米網),91우셴(91無線) 등 기업에 투자해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모바일 서비스 영역을 보완했다. 알리바바는 디지털 지도 서비스 업체 가오더지도(高德地圖)와 다수의 물류기업 지분을 인수해 전자상거래 업체로의 기능을 더욱 강화했다. 텐센트는 해외 기업의 지분 투자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며 국제화 전략에 박차를 가했다.
벤처캐피탈(VC)와 프라이빗 에쿼티(PE) 등 시중 사모투자 자금도 중국 인터넷 기업을 따라 분주히 움직였다. 중국 IPO 중단과 모바일 산업의 수익구조가 모호해지면서 시중 사모투자 자금이 기업 인수합병 시장으로 집중됐고, 그중 인터넷 기업에 대한 투자수요가 가장 높았다.
2013년 이뤄진 인터넷 분야 기업 M&A 317건 가운데 167건에 VC와 PE가 투자했다. 투자금액이 공개된 153건의 인수합병에 투입된 VC/PE의 투자금은 107억 400달러에 달했다.
VC/PE 등 투자자본이 특히 관심을 보인 대상은 온라인과 모바일 게임 기업이었다.온라인과 모바일 기업에 IT·인터넷 기업에 대한 투자총액의 33%인 35억 7500만 달러가 집중됐다. 인터넷 서비스 기업에는 24억 달러가 투자돼 게임 분야 다음으로 인기가 있는 투자처가 됐다.
중국 인터넷 업계의 기업 인수합병은 열풍은 올해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PE데일리는 올해에도 BAT가 인터넷 기업 인수합병을 주도하며, SNS·디지털 지도·여행·모바일 인터넷 및 인터넷 금융분야에서 더욱 치열한 글로벌 경쟁을 전개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2014년 인터넷 산업계의 새로운 추세로 △문화·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발달 △인터넷 금융 분야의 투자확대와 기업 재편 촉진 △ 전통산업과 인터넷의 결합 가속화를 꼽았다.
이중 중국의 문화·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인터넷 산업과 결합해, 동영상 서비스·영화 미디어 기업을 중심으로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인수하는 산업 재편이 국경을 넘나들며 속도를 더할 전망이다.
중국 텐센트는 지난 3월 약 5억달러(약 5330억원)를 투자해 CJ게임즈 지분을 인수한 바 있으며 앞으로 더 많은 중국 인터넷 대기업들이 한국을 비롯한 세계 인터넷 기업 지분인수를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ktb네트워크 상하이 사무소 홍원호 전무는 BAT가 주도하는 중국 인터넷 기업들의 글로벌 M&A를 통한 사업 확장은 자본시장에 새로운 투자기회가 되는 것은 물론 세계 인터넷 업계의 판도에도 변화를 몰고올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