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소영 기자] 중국의 '인터넷 금융'이 금융산업 전반에 걸쳐 새로운 '블루 오션'으로 부상하고 있다. 금융과 IT 인터넷 포털이 결합해 혁신적인 상품이 쏟아지고 있고, 인터넷 금융업체가 출시한 재테크 상품이 시중은행권에 비해 높은 수익율을 기록하면서 투자자가 쇄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금융 시장은 현재 초기 생성 단계여서 개념과 정의가 이제 막 정립되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관련 시장은 신규 사업 진출 증가와 함께 투자 수요자들이 '문전성시'를 이루며 호황을 보이고 있다.
인터넷 금융분야는 전통 금융시장과 달리 규제가 낮아 최근에는 외국자본의 투자 진입도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전통 금융시장이 각종 규제 등 높은 진입장벽으로 수익을 내기가 녹녹치 않았던 데 비해 인터넷 금융 시장은 외국자본의 진출입이 비교적 자유로운 상황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밝혔다.
◇ '카카오톡 은행' SNS 재테크 상품 인기
한국에서 인터넷 금융이라는 말은 인터넷뱅킹 등의 협소한 의미로 사용되지만 중국에서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금융 서비스 업종을 통칭하는 용어로 쓰인다. 중국에서는 최근 금융기업· IT기업·전자상거래 업체 및 개인 등 다양한 주체가 인터넷 금융 산업에 뛰어 들어 혁신적인 금융상품을 개발하고 IT에 기반을 둔 새로운 영업모델을 만들어 내고있다.
중국 인터넷 금융업체들은 고객과 투자자에게 새로운 거래 경로를 제공, 신용공여 제공 및 대리중개 역할을 담당하면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특히 자금융통이 인터넷을 통해 실현되고, SNS 등을 적극 활용한 재테크 상품이 출시돼 투자자와 소비자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기존 은행들이 참여해 개발한 '위챗(微信·Wechat 중국판 카카오톡)은행'이 대표적인 예다.
국민은행 중국법인(베이징)의 홍기찬 경영전략부장은 " 중국에서 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는 인터넷 금융의 형태는 주로 P2P소셜금융, 결제대행, 기업 대출,빅데이터 금융서비스, 크라우드 펀딩 및 SNS 은행 서비스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P2P소셜금융(P2P-Lending)은 자금 여유가 있는 공급자와 자금융자 수요가 있는 소비자가 인터넷 금융 플랫폼을 통해 자신의 수요에 맞는 고객 혹은 자금처를 찾는 시장이다. 이때 인터넷 금융회사는 양측의 자금수요를 맺어주는 중개자 역할을 담당하게 되는 것. 기존 은행권에서 대출이 어려운 개인이 빠른 시일내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제3자 지불은 결재대행서비스와 함께 결재대행 프로그램을 이용한 재테크 상품이다. 가장 대표적인 상품으로는 알리바바의 위어바오(餘額寶)와 텐센트(騰訊)의 차이푸퉁(財付通)이 있다. 인터넷 가입자 및 온라인 쇼핑몰 가입자를 확보한 인터넷 기업의 진출이 가장 활발하다. 소비자는 온라인 쇼핑몰의 지불결제 시스템으로 자금이체·송금·담보거래·각종 공과금 납부 및 재테크 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
국민은행 중국법인 홍기찬 부장은 "은행 대출이 어려운 중소기업이 인터넷 플랫폼을 이용해 대출 서비스를 받거나, SNS를 통해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고 별도의 은행 어플리케이션 로그인 없이 은행 업무를 보는 등 다양한 인터넷 금융상품이 나오고 있다"고 현지 인터넷 금융 실태를 전했다.
◇'알리바바 금융' 전통은행 체제에 도전장
중국 인터넷 금융 성장의 일등공신은 알리바바를 주축으로 하는 인터넷 기업이다. 일찍이 인터넷 소액대출을 통해 인터넷 금융 발전의 물꼬를 텄던 알리바바는 최근 인터넷 플랫폼을 통한 재테크 상품이 큰 인기를 끌면서 다시 화제의 중심에 섰다.
알리바바의 인터넷 금융 서비스는 크게 즈푸바오(支付寶)를 이용한 지불대행 서비스·아리소액대출(阿裡小貸)·재테크 상품인 위어바오(餘額寶)로 분류할 수 있다. '아리소액대출'은 알리바바 가입자의 구매와 판매 행위를 분석에 얻은 정보를 기반으로 온라인 고객에게 상품구매 대출과 신용대출을 해주는 서비스다.
결제대행 서비스인 '즈푸바오'는 최근 물품구매·자금 이체·가스 및 전화료 등 공과금 납부 등으로 서비스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한편, 보름만에 가입자수 250만 명 확보, 2개월 여 만에 가입액 200억 위안(약 4조 원)을 돌파하며 중국 금융권과 인터넷 업계에 파장을 불러 일으켰던 '위어바오'는 알리바바가 기존의 결제대행 플랫폼인 '즈푸바오'를 기반으로 톈훙(天弘)펀드회사와 함께 출시한 MMF 상품이다.
알리바바 산하의 타오바오(淘寶)나 톈마오(天猫) 온라인쇼핑몰 내 결제시스템인 즈푸바오(알리페이)에 돈을 충전하면, 소비자는 쇼핑 후 남는 충전금액을 위어바오로 이체해 시장 실제금리로 운영한 이자를 얻을 수 있다. 투자금액의 제한이 없고 은행 예금보다 수익률도 훨씬 큰 것으로 전해진다.
위어바오는 일종의 MMF 상품이라는 점에서 상품의 성격자체는 특이할만한 사항이 없다. 그러나 개인투자자에게 특히 폐쇄적인 중국 금융환경에서 가입자가 인터넷을 통해 편리하게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혁신적인 사업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위어바오의 성공은 중국 금융시장에 이른바 '바오(寶)'열풍을 불러일으켰다. 톈톈(天天)펀드의 훠치바오(活期寶), 차이나유니버셜에셋(匯添富)의 셴진바오(現金寶) 등 펀드 및 증권회사·결제대행 서비스 업체 및 은행권에서 유사 상품이 쏟아지고 있다.
알리바바의 경쟁업체인 텐센트도 온라인결제시스템인 차이푸퉁(財付通)을 출시 금융산업 진출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중국판 카카오톡으로 불리는 텐센트의 ′위챗(微訊)′ 가입자수는 전세계 4억 명에 달해, 업계는 텐센트의 금융업 진출이 인터넷 산업과 중국 금융업에 미칠 영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주요 은행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모바일 금융 서비스를 잇달아 출시하면서, 위챗을 보유한 텐센트의 인터넷 금융시장에 대한 영향력도 함께 올라가고 있다.
한편 중국 검색 공룡 바이두(百度) 역시 올해 10월 말 개인자산관리 플랫폼인 바이파(百發)을 출시하고 금융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바이두는 차이나에셋(華夏基金)과 함께 연 이율 최고 8%에 달하는 재테크 상품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바이두는 테이터 수집 기술, 빅데이터 분야에서의 우위를 활용해 잠재고객의 금융 수요를 발굴하고, 최소 자본과 시간으로 고객이 이윤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인터넷 금융이 새로운 성장 유망 사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중국 온라인 쇼핑몰 징둥(京東)과 전자제품 유통업체 쑤닝(蘇寧)까지 인터넷 금융 시장에 뛰어들었다. (下편으로 이어집니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