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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부패& 중국소비] '대륙잔치 끝 ' 명품업체들 中시장 다운사이징

기사등록 : 2014-01-22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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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포 줄이고 일부 명품업체 보따리 싸

[뉴스핌=조윤선 기자]  부패와의 전쟁이 강도를 더하면서 중국 명품 시장이 뚜렷한 쇠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 점포를 줄이는 명품 브랜드가 늘고 있고 일부 명품 업체들은  마케팅 전략상 중국 영업 의존도를 낮추고 대체 시장을 찾느라 안간힘을 쏟고 있다. 

21일 중국 경제 포털 텅쉰재경(騰訊財經)은 골드만삭스 보고서를 인용, '음력 설' 시즌 맞이 쇼핑 성수기가 도래했지만 중국의 해외 명품 브랜드에게 명절은 더이상 반갑지 않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중국 당국의 부정부패 척결 강도가 올해 더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를 통해 "작년 12월 말 중국 정부가 부정부패 척결 5개년(2013~2017년) 계획을 승인하는 등 부패와의 본격적인 전쟁을 선포했다"며 "고급 식당에서부터 호화 명품시계 등 고급 소비 영역의 매출이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상하이 코트라무역관 김명신 차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매년 춘절(설 연휴) 시즌이 다가오면 중국내 호텔 식사 예약이 어려웠지만 올해에는 예약이 텅빈 호텔이 부지기수이며 심지어 판촉 행사를 벌이기까지 한다"며 "당국의 공공소비 제약으로 공무원 소비가 크게 줄면서 중국 소비 시장이 때 아닌 비수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김명신 차장은 이어 "과거 선물용으로 구매됐던 사치품 수요도 급격히 줄었다"며 "중국 경기둔화와 공금제한으로 중국내 사치품 시장도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지속적으로 둔화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세계적인 컨설팅전문회사 베인앤드컴퍼니(Bain & Company)에 따르면 2013년 중국 명품 시장 성장률은 2%에 불과했다. 이는 2012년 성장률 7%에 비해 눈에 띄게 줄어든 수치다.

베인앤드컴퍼니는 2011년 30%에 달했던 중국 명품시장 성장률이 2012년 7%, 2013년 2%로 곤두박질치면서 중국 사치품 시장의 호시절이 끝나간다고 진단, 2014년에도 중국 명품시장 둔화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를 반영하듯 3년 전만 해도 중국 2·3선 중소도시로 매장 확장에 주력했던 해외 명품 브랜드들은 현재 매장 폐점 등 규모 축소에 나섰다.

세계적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의 모기업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그룹은 2013년 초에 중국 2·3선 도시로의 매장 확장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고, 구찌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케어링(Kering)' 등 해외 명품 브랜드도 중국 시장 확장 속도를 늦출 것이라고 밝혔다.

작년 중국에 입주한지 10년이 된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상하이 와이탄(外灘) 3호 매장과 돌체 앤 가바나의 상하이 와이탄 6호 매장도 잇따라 문을 닫았다.

프랑스 보석·시계 명품 브랜드 까르띠에도 근 몇 년간 중국 매출 증가율이 한 자리수에 머물러 매장 10곳을 폐점한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텅쉰재정을 비롯한 중국 매체는 중국 경제성장 둔화와 접대비 등 삼공경비(三公經費) 축소로 중국 명품 시장 둔화세는 이미 기정사실화 되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특히 예년 두 자리수 매출 증가율을 나타냈던 명품 시계와 남성복이 심각한 매출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한 세계 명품 업체들이 중국 매장 확장과 직원 교육에 거액의 투자금을 쏟아붓고 있지만, 중국 소비자들이 주로 해외관광을 통한 명품 소비를 선호하는 점도 중국내 명품 시장 위축의 주 요인으로 지목됐다.

베인앤드컴퍼니에 따르면 2013년 중국인이 구매한 명품 중 67%가 해외 매장에서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명신 차장은 "중국내 사치품이 관세, 세금 등 요인으로 해외보다 비싸게 팔리고 있어, 중국인들은 대부분 해외에서 명품을 구매하고 있다"면서 "게다가 최근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인천공항 면세점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중국시장에 편중됐던 세계 명품 업체들의 마케팅 전략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그 동안 중국 시장이란 한 우물을 파왔던 세계 명품 업체들은 명품 소비가 많은 세계 각국 중점 도시를 중심으로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프라다그룹 부회장 카를로 마치는 지난 13~14일 양일간 홍콩에서 열린 아시아금융포럼(AFF)에서 "경제 글로벌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앞으로 특정 지역에 경영 활동을 집중하기 보다, 인구가 많고 소비력이 왕성한 세계 각국 핵심 도시를 중심으로 사업 확장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인들은 관광 소비가 왕성해 세계 어느 곳에서나 막강한 소비력을 과시하고 있다"면서 "중국 국내 시장에만 집중하는 것은 더이상 의미가 없다. 세계 중점 도시를 위주로 사업을 확장하는 것이 매출에 더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조윤선 기자 (yoons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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