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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해외진출로 '팍스 시니카' 꿈꾸는 중국

기사등록 : 2014-05-09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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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강소영 기자] 고속철 수출 등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의 철도 세일즈 외교가 성과를 내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세계 각국과 중국을 연결하는 철도 해외진출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8일 중국 경화시보(京華時報)에 따르면, 중국은 유럽·중앙아시아·동남아시아와 북미 대륙을 철도로 연결하는 4개 노선의 고속철 건설을 진행중이다.

중국 베이징을 출발해 러시아를 거쳐 영국으로 갈 수 있는 유라시아 고속철, 중국 신장(新疆) 우루무치(烏魯木齊)에서 이란을 거쳐 인도 뉴델리로 가는 중앙아시아선, 중국 윈난(雲南) 쿤밍(昆明)을 기점으로 베트남과 태국을 거쳐 싱가포르에 도달하는 범아시아선이 그것이다.

중국은 러시아·캐나다·미국 등과 협력해 중국에서 베링 해를 건너 알래스카로 연결되는 아시아-아메리카 대륙 간 고속철도 구상하고 있다. 이 같은 계획이 실현되면 중국인은 기차를 타고 이틀 내에 미국땅을 밟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중국은 이러한 내용의 철도 해외진출 계획을 지난 2009년에 수립하고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2010년에는 각 국가와의 협의를 전담할 십여 개의 전담팀을 꾸리고 각국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의 철도 전문가인 왕멍수(王夢恕) 중국 공정원(국무원 산하 과학기술분야 최고 학술기구) 원사는 중국과 동남아시아를 관통하는 범아시아 철도가 올해 6월 착공한다고 밝혔다. 유라시아 노선과 중앙아시아 노선의 국내 구간은 이미 건설이 진행 중이다.

왕멍수 원사에 따르면, 중국은 고속철 건설사업에서 자금과 기술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협력 대상국과 협의해 자원을 받을 계획이다. 이를 통해 중국은 석유나 광물 등 자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유럽과의 교역에서 상품 운송 시간과 비용이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중국은 현재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에서 정기적으로 철도 시공을 위해 필요한 측정설비와 기술인원을 중앙아시아와 유럽에 파견해 실사 작업을 벌이고 있다.

중국의 철도 해외 진출은 리커창 총리의 적극적인 '세일즈 외교'에 힘입어 갈수록 활발해 지고 있다. 중국 국유기업인 중국철도건설공사는 최근 리 총리의 아프리카 4개국 순방 일정에 맞춰 807억 7900만 위안 규모의 나이지리아 해안 철도 사업권을 따냈다. 중국이 해외에서 수주한 철도 건설 공사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중국은 철도 해외진출의 기초가 될 국내 철도 건설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12차 5개년 경제개발 계획(12.5규획, 2011~2015년)에 따라, 중국은 전국에 12만km의 철도를 완성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12.5규획 기간 29,000km의 철도를 새로 부설할 예정이다.

올해 초 중국 정부는 7000억 위안 규모의 철도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중국 철로총공사는 4월 8일 철도 건설 투자액을 7200억 위안으로 수정한 데 이어, 30일 8000억 위안으로 다시 상향 조정했다.

철도 건설을 위한 원활한 자금 조달을 위해 철도융자 체제 개혁도 단행했다. 중국은 4월 철도발전기금을 설립해 2000~2000억 위안의 민간 자본을 유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철도건설채권에 대한 세수혜택도 부여한다.

올해 발행되는 철도건설채권 1500억 위안에 대해 소득세를 감면해 줄 예정이다. 은행 등 금융기관의 대규모 철도건설 지원도 촉진할 예정이다.

올해 1~3월까지 중국은 철도 건설에 전년 대비 9% 이상 늘어난 610억 위안을 투입하며 2014년 철도 계획의 첫 단추를 순조롭게 채웠다.

그러나 중국이 장기 프로젝트로 추진 중인 해외 철도 건설 계획에는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우선 중국이 전담키로 한 천문학적인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철도 전문가들은 각 대륙을 관통하는 철도 건설 자금을 중국 정부 혼자 감당하는 것을 불가능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철도 건설을 완성한 후 설로 운영도 큰 문제다. 유라시아 노선 하나만도 수 십개의 국가를 거쳐야 하는데, 철도 운용과 관리를 위한 각국과의 협의도 만만치 않은 작업이 것으로 전망된다.

기술상의 한계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리커창 총리가 해외 순방 때마다 중국의 철도 건설 능력을 적극 홍보하고 있지만, 세계 각국의 지질과 험준한 지형 앞에서 중국의 기술력이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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