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에라 기자] ## 강남에 거주하는 주안정(가명)씨는 올 초 PB센터를 찾았다가 중위험·중수익 상품이라는 글로벌전환사채 펀드를 처음 접했다. 변동성이 높은 주식 투자도 꺼려하고,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로 금리 인상 가능성에 채권도 불안해하자 PB가 추천한 상품이었다. 주 씨는 전환사채의 특성상 채권의 안정성과 주식의 성장성을 추구할 수 있다는 점에 이 펀드에 여윳돈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글로벌 전환사채 펀드에 투자하는 'KB 롬바드오디에 글로벌전환사채펀드'가 이목을 끌고 있다. 채권과 주식의 특성을 모두 갖춘 글로벌 전환사채*에 투자함에 따라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서 매력도가 부각되고 있어서다. 황윤아 제로인 연구원은 "주식으로 전환 가능한 채권등에 투자하기 때문에 안정성을 추구하면서도 채권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주식+채권 전환사채 투자..변동성을 넘어라"
24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1월 20일 설정된 'KB롬바드오디에글로벌전환사채자(채혼-재간접)' 의 설정액은 지난 22일 기준 45억원 규모다. 이 펀드는 스위스 롬바드오디에(LO) 자산운용이 운용 중인 글로벌 전환사채 펀드에 대부분 투자한다.
이 펀드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1.26%이고, 벤치마크(UBS global convertible index USD*90%+ KRW Call*10%) 성과는 2.05%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LO펀드의 수익률은 2.1%였다. 일반적으로 전환사채의 가장 큰 매력은 주식과 채권 혼합적인 성격을 취하는 것이다. 채권의 안정적인 수익과 주식의 잠재적인 성장성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는 것. 발행사의 주가가 오를수록 전환사채 가격도 상승해 자본이익을 얻을 수 있고, 주가가 떨어질 때는 채권의 이자수익을 통해 펀드 손실을 방어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장순모 KB자산운용 상품전략실 팀장은 "주가가 상승할 때는 60% 참여하고 하락할 때는 40% 정도 수익이 연동되는 것을 추구하는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장 팀장은 "전환사채 투자란 주식과 채권 혼합 성격의 이익을 취하면서 해당 기업의 가치 상승, 기초자산 주가의 상승에 베팅하는 것"이라며 "이 펀드는 기본적으로 전환사채 및 해당 기업에 대한 바톰업(상향식) 분석에 기반해 수익률 변동성을 최소하하고 위험조정 수익률을 최대화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강조했다.
예컨데 금리가 상승하면 일반 채권 가격이 하락하면서 투자 매력이 떨어지지만, 전환사채는 주식의 전환권을 보유하고 있어 수익을 내는 것이 가능하다.
지난 2003년부터 2006년까지 연준이 기준금리를 1%에서 5.25%로 인상하던 금리 인상기에 글로벌 채권 수익률은 6.0%에 그쳤지만 글로벌 전환사채 수익률은 이보다 2배 높은 12.6%의 성과를 거뒀다. 2005년의 경우 L0펀드의 성과는 13.3%로, 벤치마크(4.0%)을 세배 이상 웃돌았다.
장 팀장은 "금리가 오른다고 하면 채권이 불안할 수 있지만 글로벌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놓고 보면 주식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될 것"이라며 "채권과 주식의 특성을 다 갖췄기 때문에 중위험·중수익 컨셉에 적절한 상품"이라고 전했다.
◆ "세계 최대 규모의 글로벌 전환사채 펀드에 투자"
롬바드오디에 글로벌 전환사채 펀드는 미국, 영국, 프랑스, 홍콩, 일본 등 다양한 국가의 전환사채에 투자한다. LO사는 25년 이상 글로벌 전환사채를 운용한 전통과 9조원에 가까운 전환사채 펀드를 운용 중이다.
장 팀장은 "롬바드오디는 웰스 매니지먼트 경쟁력을 갖춘 회사"라며 "운용하는 전환사채펀드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라고 설명했다.
투자하는 전환사채의 등급은 평균 신용등급이 BBB를 유지하거나 최소 신용등급이 B 이상인 종목이다. 약 3000여개의 전세계 전환사채 종목 가운데 최소 B 이상, 유동성, 가격 등을 감안해 300여개로 유니버스를 구성한 뒤 약 150여개 내에서 투자하게 된다.
지난해 10월말 기준으로 이 펀드는 미국의 프라이스라인(BBB0), 독일의 지멘스(A0), 중국의 중국석화(China Petroleum &Chemical, A+) 등에 투자했다. 국내에서는 신용도가 낮은 기업들이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글로벌 전환사채는 대부분이 투자적격 등급이라 부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했다. 환율 변동성을 파히기 위해 달러와 투자국 통화에 대해 헷지를 하고 있다.
장 팀장은 "글로벌 전환사채의 60~70%는 투자적격등급이고 나머지는 등급이 없지만 투기등급은 아니다"라며 "등급을 받으려면 채권 평가사에 수수료를 내야 하다보니 무신용등급이 일부 있다"고 설명했다.
이 펀드는 현재 국민은행 PB센터 및 스타테이블라운지에서 판매되고 있고 C클래스의 총보수는 연 1.355%이다.
*전환사채(CB)란 시장 상황에 따라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채권이다. 기업이 사채를 발행할 때 미리 정해진 일정한 조건 등에 따라 일정 시점에 발행회사 주식으로 전환해 취득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 사채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