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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노트] "투자 계획대로"..늘리기는 '글쎄'

기사등록 : 2014-06-05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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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내수살리기 동참"..긴축기조 유지 속내도 '기업 살리기 먼저?'

 



[뉴스핌=이강혁 기자] 침체된 내수경기를 살리기 위해 정부가 30대 그룹에게 투자와 마케팅 활동을 독려하고 나섰다. 현오석 경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5일 30대 그룹 사장단과 조찬간담회를 갖고 투자 확대, 마케팅 활동 재개 등을 당부했다.

30대 그룹 사장단은 간담회가 끝날 무렵 박수 소리가 회의장 밖으로 들릴만큼 적극적인 동참 의지로 화답했다. 간담회에 참석했던 강호문 삼성전자 부회장은 투자 계획의 차질없는 집행을 강조했다.

특히 SK그룹은 이날 100억원을 풀어 임직원의 휴가, 또는 주말에 사용토록하는 내수경기 활성화 대책을 내놨다. 100억원 어치의 국민관광상품권을 구입해 임직원들이 주말이나 휴가기간 중에 국내 관광, 문화, 음식 등에 사용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SK그룹에 이어 다른 그룹들도 비슷한 맥락의 내수활성화 조치가 속속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각 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위축됐던 마케팅 활동도 이달부터는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삼성, 현대차, LG 등은 이달부터 월드컵 마케팅 활동을 시작으로 마케팅 예산을 상당부분 쏟아부을 예정이다. 그동안의 내수부진을 만회해야 하는 것은 정부의 요청이 아니라고 해도 생존전략상 필요하다는 인식이 크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우선 이달 월드컵 특수에 마케팅 역량을 집중한다. 브라질 월드컵 개막이 8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늦은 감은 있지만 그래도 국내외 가전시장 소비진작에 월드컵 만큼 좋은 이벤트는 없다.

삼성전자는 세월호 참사 이후 6.4 지방선거까지 마무리되면서 월드컵을 주제로 '승리의 여름' 마케팅을 더욱 활발하게 전개한다. TV 교체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LG전자도 월드컵 특수 잡기에 총력전을 벌인다. TV 판매에 마케팅 역량을 모으면서 우리나라와 브라질·독일 등 5개국 국기를 제품 겉면에 그려 넣은 로봇청소기인 '로보킹' 스페셜판도 내놨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월드컵이 7월 중순까지 이어지는데다 무더위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고 에어컨과 냉장고, 제습기 등의 주요 생활가전 마케팅을 다양하게 펼치기로 했다.

자동차업계에서 유일하게 피파(FIFA) 공식파터너인 현대차는 국내외 월드컵 마케팅 효과에 크게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미 브라질 월드컵에 1000대의 차량을 지원한 상태다. 브라질 현지공장에서 생산되는 현지 전략차 HD20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데다 월드컵에 따른 효과로 남미지역 판매확대가 크게 중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역시 신형 제네시스, 신형 쏘나타를 비롯해 이달 그랜저 파생모델 등 신차를 중심으로 판촉을 강화할 계획이다.

다만 이들 주요 그룹들은 투자 확대에 대해서는 신중한 모습이다. 정부의 경제활성화 목소리만큼 피부로 느끼는 규제완화 논의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데다 오히려 세금이나 안전 등의 문제에서 규제가 지나치게 강화되는 기조로 흐르다보니 선제적인 투자보다는 현금을 쌓고 투자적기를 고민해야 하기 때문이다.

주요 그룹에서 눈을 돌리면 30대 그룹 중 여러 그룹들의 표정은 더 밝지 않다. 경제회복의 불씨를 살리는데 동참은 해야겠는데 당장 하반기 경영전략 자체가 안갯속인 그룹이 적지 않아서다. 총수 부재나 내수경기 영향을 크게 받는 그룹의 경우는 긴축기조를 바꾸기 사실상 어렵다는 하소연도 나온다.

한 30대 그룹 고위 임원은 "올해 경영전략 자체를 긴축과 현금흐름 개선으로 잡아놨을 만큼 경영 불확성을 높게 보고 있다"면서 "이 기조가 정부의 요청이 있다고 해서 특별히 하반기에 바뀔 것 같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이 그룹의 경우는 애초 올해 경영계획을 예년에 비해 많이 줄여 잡았다. 전반적으로 국내외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예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세월호 참사와 원화강세 등의 여파로 4월과 5월의 경영실적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더 많이 떨어진 상태다. 이 임원은 "투자 확대나 마케팅 강화는 사실상 어렵다고 보면 된다"고 귀띔했다.

이와 관련, 10대 그룹의 한 관계자는 "정부 개각이나 서여의도 정가 등 정치가 예측하기 어려운 변화의 흐름을 보이고 글로벌 경영환경도 기업이 피부로 느끼는 지표는 우려스러운 수준"이라며 "경제 우울증이라는 말이 최근 화두인데 오히려 기업 살리기를 우선해야 침체된 경기 살리기가 효과를 더 크게 보지 않겠냐"고 의견을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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