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희준 기자] 우리은행 매각 방식이 정부지분 56.97% 가운데 30%는 일반경쟁 입찰로 일괄매각하고 나머지 26.97%는 10% 미만의 희망수량 입찰 방식으로 분산 매각하는 것으로 정해졌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9일 기자들과 만나 우리금융 매각 방식과 관련, "투 티어로 나가려고 한다. 경영권 관심있는 (전략적 투자자) 그룹과 경영권 관심 없는 재무적 투자자로, A그룹과 B그룹으로 나눠서 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희망수량경쟁입찰은 입찰 참여자로부터 희망 가격과 수량을 받은 후 높은 입찰 가격을 써낸 순으로 원하는 물량을 파는 방식이다. 희망수량 경쟁입찰에서는 비재무적 요건까지 두루 보는 일반경쟁과 달리 '가격'이 제일 우선이다.
신 위원장은 이어 "B그룹(재무적 투자자)은 시장에서 (우리은행 지분을) 살 수 있으니 좀더 이득을 줘야 한다"며 "콜옵션을 주려하고 한다"고 말했다.
콜옵션은 이 경우 미리 정해진 가격에 우리은행 지분을 추가로 살 수 있는 권리로 재무적 투자자에게는 추가 혜택을 주겠다는 것이다. 우리은행이 이미 시장에 상장돼 있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이 없는 10% 미만 지분을 두고는 입찰이 성립되지 않을 가능성을 고려한 것이다.
희망수량 경쟁입찰 참여 투자자에게 주기로 한 콜옵션 행사기간은 3년인 것으로 현재 알려져 있다.
그는 또한 "경영권 매각은 30% 정도 생각하고 있고 30%면 확실한 경영권 가질 수 있다"면서 "B그룹(재무적 투자자)은 10% 미만으로 하며 몇개 펀드들, 재무적 투자자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일괄매각 지분 30% 부분의 유찰 우려에 대해서는 "법에 따라서 복수 입찰이 안 되면 유찰되는 것"이라며 "유찰되면 그것만 다시 경영권으로 팔면 된다"고 말했다. 현재 시장에서는 우리은행 경영권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곳은 교보생명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보생명 이외에 전략적 투자자가 나설 곳이 있느냐는 질문에 "시장에 태핑을 해봐야 한다"며 "그건 좀 지켜보자"고 여운을 남겼다. 일각에서는 금융지주사의 전략적 투자자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신 위원장은 재무적 투자자의 입찰 자격 요건에 대해서는 "자격 요건은 없다"고 언급한 뒤, 최소 입찰 단위를 두고는 "기술적인 것으로 얼마를 둘지는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투자자들이 경영권 프리미엄을 안 내고 재무적 투자자로 들어와 나중에 하나로 합쳐 사실상 전략적 투자자로 둔갑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건 지나친 상상력"이라면서도 "그런 얘기가 들려 (방지)장치를 해 놓았다. 기술적 검토는 끝났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오는 23일 전체회의를 통해 이같은 우리은행 매각 방식을 최종 확정한 후 발표할 계획이다. 매각 방식이 확정되면 곧이어 국내외 기업설명회(IR)에 나서고 9월 매각 공고, 10월 실제 입찰 등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