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서영준 기자] 전국 3000여개 주유소의 동맹휴업이 유보됐다. 강경대응 입장을 고수한 정부가 일단 승기를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주유소협회는 지난 11일부터 이날 새벽까지 마라톤협상을 벌였으나 타협안을 도출하지 못하고 협상을 중단했다.
이에 따라 협회는 오는 24일 동맹휴업을 재추진할 방침이지만 현실가능성은 이전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협회가 협상 과정에서 정부의 석유제품 거래상황 기록부 주간보고제 시행이라는 대전제에 찬성하면서 동맹휴업의 명분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당초 협회는 내달 1일 시행될 주간보고제를 2년 유예해 달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주간보고제를 하더라도 가짜석유업자들은 다른 방식으로 이를 피해갈 것이므로 당장 정책효과가 나타나지도 않고, 선량한 주유소들만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부는 그러나 강경대응으로 맞섰다.
정부는 주간보고제를 7월에 시행하되 과태료 부과를 6개월 유예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협회가 동맹휴업에 들어가면 이를 불법행위로 규정하고 엄벌할 방침을 확실히 했다.
정부의 이러한 대응에 먼저 한 발 뒤로 물러선 곳은 협회다.
협회는 정부가 제시한 주간보고제 시행에 찬성하면서 향후 2년동안은 협회가 회원사들로부터 보고를 받아 한국석유관리원에 이를 넘겨주는 종전 방식을 유지하겠다는 수정안을 내놨다.
하지만 정부는 이번에도 물러서지 않았다. 협회의 수정안에서 6개월 이상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못을 박았다.
결국 양측의 협상은 결렬됐고 협회가 예고한 동맹휴업까지 유보되면서 향후 협상의 주도권은 정부가 쥐는 모양새가 됐다.
한편, 협회는 정부의 주간보고제 시행에 반발해 이날 전국 3029개 주유소의 동맹휴업을 예고한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서영준 기자 (wind09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