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선엽 기자] 그동안 우리 경제의 회복세를 강조하던 한국은행이 좀 더 유보적인 태도로 돌아섰다. 세월호 사태 이후 위축된 소비심리가 얼마나 장기화될지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아울러 현재의 저성장 국면이 장기화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면밀히 살펴보겠다"며 신중한 태도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금리인하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는 시각을 내놓고 있다. 이날 채권가격도 완화적인 한은의 스탠스에 힘입어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남대문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사진=김학선 기자> |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9일 ‘경제동향’을 통해 "민간소비 관련 지표가 세월호 참사의 부정적인 영향이 반영되면서 부진한 모습"이라며 "소비자심리지수도 비료적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민간소비의 회복이 지체될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이날 한은 역시 세월호 사고의 여파가 우리 경제의 위축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인정했다. 6월 통화정책방향은 "국내경기가 세월호 사고의 영향으로 소비를 중심으로 개선 흐름이 다소 주춤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같은 내수 위축이 5월에 이어 6월까지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판단을 보류했다. 6월 지표를 확인하고 나서야 확실한 결과를 손에 쥘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지난 4~5월 내수가 안 좋았기 때문에 통화정책방향 문구에 '주춤'이라는 표현을 썼고, 그에 대한 판단은 더 지켜봐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우려하는 소비투자심리 위축이 언제 어떤 속도로 해소되느냐가 관건"이라며 "이는 6월 지표만 봐도 판단이 가능할 것 같고, 일시적이냐 장기적이냐 흐름에 대한 판단은 조금 더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다만, 그동안 금리인상 쪽에 무게를 두던 모습에서는 반 발짝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의 방향성을 위로 언급했던 종전 발언과 관련해 "4월 경제전망 발표 당시 우리 성장률이 올해와 내년에 4%, 4.2%로 잠재성장률을 웃돌 것으로 봤고 그렇게 간다고 할 때 (기준금리의 방향은) 위가 아니겠냐고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채권시장은 다음 달 10일 발표되는 수정경제전망이 지난 4월의 전망에 비해 후퇴할 것으로 내다보는 가운데 일부에선 금리인하 기대감을 싹 틔우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박종연 연구원은 "7월 수정 경제전망에서는 경기전망이 하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원화강세가 지속될 경우 단기적으로 3분기 중으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부각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만 "기준금리 동결기조가 지속되다가 내년 하반기 정도에 가서 기준금리 인상을 검토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동부증권 문홍철 연구원은 "일단 다음 달 경기전망이 중요해졌다"면서도 "시장은 이미 한은이 금리는 못 올리고 경기전망은 내릴 것이란 쪽으로 몰고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