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윤선 기자] 중국 유명 영화감독 펑샤오강(馮小剛)이 소속 영화사인 화이브라더스(華誼兄弟)가 2009년 차스닥에 상장한 후, 주식을 현금화한 금액이 2억 위안(약 328억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펑샤오강 , 장이머우(張藝謀), 장궈리(張國立) 등 감독을 비롯해 유명 여배우 쑨리(孫儷)와 유명 MC 천루위(陳魯豫)에 이르기까지 잇따른 중국 영화계와 방송계 주식부자 탄생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왼쪽부터 펑샤오강(馮小剛), 장이머우(張藝謀), 장궈리(張國立). [출처: 봉황망(鳳凰網)] |
12일 봉황망(鳳凰網)은 최근 화이브라더스 창립 20주년 기념식에서 유명 연기자이자 펑샤오강 감독의 배우자인 쉬판(徐帆)이 펑 감독이 화이브라더스 증시 상장 후 2억여 위안을 현금화했으며, 납부한 세금만 4000여만 위안(약 66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쉬판은 "화이브라더스 창립 초기에 왕중쥔(王中軍) 회장이 우리 부부에게 당시로서는 큰 돈이었던 5만 위안(약 820만원)을 빌렸다" 면서 "갚지못할까 불안해하던 내게 왕 회장이 10배 이상의 이익을 내 돌려주겠다"고 말했다고 회고했다.
왕 회장의 약속대로 펑샤오강 감독은 화이브라더스와 두 번째 계약을 체결할 때 받은 3%(288만주)의 지분으로 중국 감독으로서는 주식 현금화로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린 사람이 됐다.
펑샤오강 감독이 만약 288만주를 현재까지 그대로 보유하고 있었다면, 주식 가치가 5억 위안을 훌쩍 뛰어넘었을 것이란 보도도 나와 주목을 받았다.
중국 매일경제신문(每日經濟新聞)은 펑샤오강 개인의 영화계에서의 눈부신 활약과 화이브라더스 발전과정에서 그가 세운 혁혁한 공에 비할때 2억 위안은 사실 그다지 많은 액수라고 할수 없다고 지적했다.
1998년 펑샤오강 감독의 '몰완몰료(沒完沒了)'를 시작으로 화이브라더스와 펑 감독은 16년간 함께 일해왔다. 중간에 펑 감독이 1년정도 화이브라더스를 떠나있긴 했지만, '집결호(集結號 Assembly)', '비성물요(非誠勿擾, If You Are The One)', '퍼스널테일러(私人定制 Personal Tailor)' 등 13편에 이르는 히트작을 만들어냈다.
이들 작품 중 박스오피스 수입이 억 위안대를 기록했던 영화를 합하면, 펑 감독의 영화가 달성한 흥행수입은 무려 31억2800만 위안(약 5100억원)에 이른다.
펑 감독의 몸값은 앞으로 더욱 치솟을 것으로 기대된다. 7일 하이난(海南)성 하이커우(海口)에서 펑 감독의 이름을 딴 영화테마파크인 '펑샤오강영화공사(馮小剛)'가 오픈했기 때문이다.
총 투자비용이 55억 위안에 달하는 '펑샤오강영화공사'는 호텔·골프장 사업을 하는 홍콩 관란후그룹(觀瀾湖集團)이 60%의 지분을, 화이브라더스 자회사 스징위러공사(實景娛樂公司)가 35% 지분을 가지고 있는데, 나머지 5% 지분은 펑샤오강 감독이 소유하고 있어 향후 주가 상승에 따른 수익이 기대된다고 중국 매체는 전했다.
중국 영화계의 거장 장이머우 감독도 주식부자 대열에 합류할 전망이다.
작년 장 감독이 손을 잡은 신생 영화사 '러스잉예(樂視影業)'가 최근 수 억위안에 달하는 투자 자금을 유치하면서 회사 가치가 상승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 업계 전문가는 "러스잉예가 최근 수 억위안에 달하는 자금을 유치해 기업가치가 15억 위안(약 25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며 "장이머우 감독이 얼마만큼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지 밝혀진 바가 없지만 지분 가치가 수 억위안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러스잉예는 2011년 창립한 민영 영화사다. 신생 영화사이기는 하지만 '인터넷 시대의 영화사'라는 기업 포지셔닝을 바탕으로 온·오프라인 영화 서비스를 제공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의 '국민 배우'이자 감독인 장궈리도 주식부자로 등극했다. 작년 9월 화이브라더스가 2억5200만 위안에 장궈리의 영화사 지분 70%를 인수한 후, 이 영화사 가치가 3억6000만 위안(약 590억원)으로 크게 올랐다.
영화감독 뿐만이 아니다. 최근 중국의 유명 MC이자 앵커인 천루위(陳魯豫)를 비롯해 유명 배우 쑨리(孫儷)가 지분을 가진 업체나 소속사가 증시 상장을 추진하면서 연예인 억만장자로 부상할 것이란 소식이 잇따라 보도되기도 했다.
중국 A증시가 영화인 벼락부자 탄생의 산실이 되는 요인에 대해 스촨(石川) 상하이(上海)희극학원 교수는 "업계 내부에 인재를 비롯한 우수자원이 희소하기 때문"이라며 "눈에띄는 흥행성적을 내는 몇 안되는 감독을 영화사마다 서로 모셔가려고 하는 통에 감독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몸값이 한 감독의 실질적인 가치를 대변한다고 볼 수 없다며, 일부는 실제 가치에 비해 부풀려진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조윤선 기자 (yoons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