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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 한목소리

기사등록 : 2014-06-16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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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지방자치 근간 흔들수 있다" 난색

[뉴스핌=함지현 기자] 정치권이 세월호 참사와 같은 사고가 빈발하는 우리나라의 안전을 책임질 소방공무원을 국가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가직과 지방직으로 이원화돼 있는 현재 소방공무원 시스템으로는 일사불란한 지시에 혼동이 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지자체별로 예산 격차가 커 사실상 '차등화' 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지적에서다.

8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현직 소방관이 정부의 소방방재청 해체 움직임에 반발해 '소방관을 국가직 전환 요구' 릴레이 1인 침묵시위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16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강창일·김영록 의원 등이 소방공무원을 국가직으로 전환토록 하는 소방공무원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제출해 놓은 상태다.

가장 최근인 지난 12일 법안을 발의한 김 의원은 "헌법에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하여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그러나 4만 소방공무원의 대다수가 지방직 공무원인 까닭에 지자체 여건에 따라 인력 보충이나 장비 구입 등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재해의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할 헌법적 의무마저 차등화되는 현실"이라고 힐난했다.

그는 "국가직과 지방직으로 구분된 소방공무원을 국가직 공무원으로 일원화해 국가가 재해를 예방하고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해야 할 의무를 다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3년 말 기준 소방공무원은 약 3만9500여 명이다. 이 중 시·도지사 관할에 속하는 지방직 공무원이 3만9000여 명에 달하고 국가직 공무원은 1%도 채 되지 않는 320여 명에 그친다. 이는 곧 지자체의 예산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결과로 이어지는데 문제는 지자체마다 재정자립도가 제각각이라는 점이다.

서울의 경우 문제가 없지만 전라남북도 등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역은 처우가 매우 열악하다. 최근에는 부족한 예산 탓에 방염 기능을 할 수 있는 소방장갑이 보급되지 않아 고무장갑을 끼고 진화작업을 하거나, 사비로 장갑을 구매해 사용한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공분을 사기도 했다. 강원도 지역의 경우 인구는 적지만 산악지역이 많아 장비가 더 많이 필요한데도 제대로 된 장비 지원이 되지 않아 안전 서비스 제공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소방 체계의 이원화로 인해 국가적 재난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제대로 된 대응에 혼선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국가직을 관할하는 소방방재청과 지방직의 수장인 시도지사의 명령이 상충될 경우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은 지난 13일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소방 체계는 국가직과 지방직으로 이원화돼 있어 대형 재난이 발생하면 대응이 어렵다"며 "경기도에서 불이 났는데 소방방재청장은 물로 끄라고 하고 경기도 지사는 소화기로 끄라고 하면 현장의 소방관들은 누구 말을 들어야 할지 헷갈린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주무부처인 안전행정부에서는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은 지방자치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하지만 지방정부에 교부하는 예산 등으로 통제를 하다가 이 역할을 놓을 경우 조직의 위상 축소 우려해 반대한다는 분석이 많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안행부가 지방자치단체의 근간이 흔들리기 때문에 반대한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자기 조직의 위상 때문"라며 "보편적 서비스 측면에서 소방공무원은 국가직으로 전환해야 한다. 만약 지방직을 유지하려면 현재 있는 예산 편성을 2:8정도로 뒤집어 8을 정부가 지원하고 2를 지자체가 내도록 하던가, 지방 교부금 형태로 재정이 열악한 지역에 지원을 더 해주는 등의 예산 뒷받침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이 만병통치약이 될 수는 없다. 재난 관련 컨트롤 타워의 기능 강화와 현장 중심형 재난관리 대응 체계 마련 등 시스템적인 뒷받침도 중요하다.

하지만 정부가 소방방재청을 해체한다고 나서면서 위상이 떨어졌다는 자괴감과 열악한 처우로 인해 떨어진 소방공무원의 사기 등을 회복시켜 안전 업무를 잘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줄 중요한 한 걸음이 될 것이란 평가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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