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쉐둥(丁學東) CIC 회장은 18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문에서 “중국은 전세계 식품 공급을 통해 돈을 벌 것”이라면서 이 같은 투자 방침을 시사했다.중국 국부펀드 CIC 딩쉐둥 회장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농업투자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IC는 6500억 달러를 운용하는 중국 최대이자 세계 5대 국부펀드다. 설립 초기 금융에 주로 투자했으나 금융위기로 손실을 입은 후 에너지 및 자원 분야에 주력해왔다.
이번에 농업 분야에 집중 투자하기로 한 것은 2007년 CIC 출범 이후 또 한번의 중대한 투자 전략 변화로 분석되고 있다.
딩 회장은 기고문에서 “대형 기관투자자들이 관심을 두지 않았던 관개, 토지 개조, 사료 생산 등 농업과 관련된 전 과정에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식량 생산은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해 민간 기업이 투자하기에 변동성이 크다. 또 생산 운송 보관 등 단계별로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면서 “하지만 인내심 있는 투자자들은 식량이 큰 수익을 안겨준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40년을 돌이켜보면 미국 및 선진국들이 농업에 투자한 결과 주식이나 채권 투자보다 더 큰 수익을 얻었다고 그는 말했다.
딩 회장은 또 CIC가 농업에 투자하는 것은 인플레 대처와 분산 투자의 일환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중국 기업들은 최근 식품분야에 대한 투자를 크게 늘리고 있는 추세다. 에너지 블랙홀이 아니라 식품 블랙홀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이 올들어 해외 기업을 인수·합병(M&A)한 전체 거래 규모 가운데 식음료 기업이 차지한 비중은 17%에 달한다.
WH그룹(솽후이〮雙會)이 지난해 5월 70억달러에 미국 돼지고기 생산업체 스미스필드를 인수하면서 이같은 추세가 본격화됐다. 이어 중국 국유 식품업체 광밍(光明)식품은 지난달 말 이스라엘 최대 유제품업체 트누바 푸드(Tnuva Food) 지분 56%를 사들였다.
FT는 국부펀드와 국유기업의 잇따른 해외 식품 투자는 시진핑(習近平) 현 정권의 방침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작지 감소 등으로 곡물 생산량이 줄어들자 안정적으로 해외 농산물을 확보하기 위한 식량 안보 목적과 함께 내수 진작이 경제의 최우선 과제가 되면서 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