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최근 2년간 이어진 미국 주택시장의 회복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미국 경제가 회복을 이어가고 있지만 고용 창출이 부진한 데다 사모펀드가 주도한 가격 상승이 지나치게 가파르게 이뤄지면서 오히려 실수요자들의 시장 진입을 차단했다는 지적이다.
(사진:AP/뉴시스) |
20일(현지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모기지은행가협회(MBA)는 올해 신규 및 기존 주택 판매 전망치를 528만건으로 낮춰 잡았다.
전년에 비해 4.1% 감소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 경우 미국 주택 매매는 4년만에 처음으로 줄어들게 된다.
MBA는 올해 모기지 대출 규모 전망치 역시 7510억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이 역시 전년 대비 8.7% 감소한 것으로, 3년만에 내림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프래디맥 역시 올해 주택 판매 전망치를 1.8% 하향, 540만건으로 제시했다. 이와 함께 모기지 대출 전망치 역시 7510억달러로 1% 낮춰 잡았다.
컨퍼런스 보드에 따르면 앞으로 6개월 이내에 주택을 매입할 계획이라고 밝힌 미국인은 지난달 4.9%로 급감했다. 이는 지난해 말 7.4%에서 대폭 줄어든 수치다.
글로벌 헌터 증권의 리처드 헤이스팅스 전략가는 “주택 시장의 랠리가 집값 상승의 발목을 잡은 셈”이라며 “최근 2년간 가격이 너무 빠르게 올라 실수요자들이 매수 기회를 놓쳤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소득 증가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어 잠재적인 주택 투자자 기반이 허물어지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지난해 기존 주택 가격은 11.5% 상승했다. 이는 2005년 사상 최대 상승폭인 12%에 근접한 수치다. 올들어 가격 상승폭은 5.6%로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난해 미국 가계 소득의 중간값은 상승폭이 1%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할 때 2009년 6월 대비 6% 감소한 것이다.
인구조사국의 고든 그린 파트너는 “미국 경제가 기술적인 측면에서 회복을 이어가고 있지만 가계 소득은 침체 당시보다 오히려 줄어든 상황”이라며 “반면 집값은 바닥을 찍은 뒤 큰 폭으로 상승해 주택 매입이 더욱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