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글로벌 자산시장에서 저평가된 투자처를 찾을 수 없을 뿐 아니라 거의 모든 자산이 버블 영역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문제는 버블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지 여부다. 투자자들 사이에 버블이 영속될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가운데 붕괴 여부를 경계해야 할 때라는 경고의 목소리가 번지고 있다.
8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는 미국을 필두로 한 글로벌 중앙은행의 장기 유동성 공급과 기업의 현금자산 축적으로 인해 모든 자산시장이 버블 상태라고 진단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러스 코스테리흐 최고투자전략가는 “값싼 자산을 찾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리스크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가 지극히 제한적”이라고 주장했다. 저가 매수를 할 만한 자산을 단 한 가지도 찾기 어렵다고 그는 강조했다.
실제로 주식부터 부동산까지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른 동시에 수익률은 곤두박질 치는 상황이다. 미국 S&P500 지수 편입 기업에 1달러를 투자할 때 손에 넣는 이익은 5.5센트로 2008년 미국 금융위기 당시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주요 도시 중심가의 오피스 빌딩의 임대료는 평방피트 당 300달러로 2010년 초 147달러에서 가파르게 치솟았다. 반면 맨해튼 오피스 빌딩의 임대 수익률은 비용을 차감할 때 불과 4.4%로 2007년보다 떨어졌다.
부채위기를 여전히 벗어나지 못한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 수익률은 미국과 흡사한 수준으로 떨어졌고, 이머징마켓의 주식과 부동산 역시 고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회사채 시장도 마찬가지다. 프랑스의 케이블TV 업체 뉴메리케이블은 최근 110억달러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 정크본드 사상 최대 규모의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뿐만 아니라 발행금리가 4.875%에 불과했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버블 붕괴가 머지 않았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자산 시장에 버블이 몸집을 불리고 있다는 데 이견의 여지가 없을 뿐 아니라 무질서한 붕괴가 연출될 여지가 상당하다는 주장이다.
이날 CNBC에 따르면 스타우드 캐피탈 그룹의 베리 스턴리히 회장은 “주식과 채권은 물론이고 농지까지도 버블이 점차 커지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버블 붕괴 리스크를 각별히 경계해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채권시장에 커다란 리스크가 잠재돼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국부펀드를 포함한 이른바 ‘큰손’들이 발을 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얘기다.
스턴리히 회장은 “국부펀드 운용자들이 수익 창출 기회를 모색하는 데 혈안이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들의 베팅에 주식과 부동산이 상승 흐름을 타고 있지만 채권시장에서는 자금을 빼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미국 증시가 앞으로 수 주일 이내에 강도 높은 조정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레이몬드 제임스의 제프리 수트 전략가는 “올해 여름 뉴욕증시가 2011년 여름과 흡사한 상황”이라며 “조만간 주가가 가파르게 내리 꽂히는 급락장이 펼쳐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2011년 7월 1356까지 오른 S&P500 지수는 급락하기 시작, 8월9일 1100까지 미끄러졌다. 최근 다우존스 지수가 1만7000선을 뚫는 등 강세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당시와 같은 급락 리스크가 상당하다고 그는 경고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