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우수연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취임 당시인 3개월전과 비교하면 우리나라 경제에 대한 현재 경기 인식은 달라졌다고 밝혔다.
10일 이 총재는 7월 금융통화위원회 기자회견에서 "경기 인식은 3개월 전과 비교해 바뀐 것이 사실이다"라며 "취임 당시에는 국내 리스크보다 해외 리스크가 더 크다고 언급했으나, 현재는 세월호 참사로 국내 하방 리스크의 영향이 일반이 예상했던 것 보다는 훨씬 크고 길게 가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취임 당시인 4월, 수정경제전망을 발표하고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4.0%, 내년 성장률을 4.2%로 전망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7월 수정경제전망에서는 올해 성장률을 3.8%, 내년 4.0%로 하향 조정했다.
전망 하향 조정과 동시에 이 총재는 우리나라 경제에서 상방리스크 보다는 하방리스크의 위험이 더욱 크다는 판단을 내놨다. 세월호 이후 위축된 소비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으나 완전한 회복 국면에 접어든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10일 이주열 한은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김학선 기자> |
또한 이 총재는 올해도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지난해 이상의 경상흑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과도한 경상흑자가 '불황형 흑자'라고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내수 활성화를 통해 수입 규모를 늘려 전체적인 흑자규모를 줄이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작년부터 수입이 증가세에 들어섰으며, 이는 원자재 수입 가격 하락의 영향이 크다"며 "결국 지금 흑자의 가장 큰 이유는 수출이 호조를 보인 것이라고 생각하고, 내수 활성화가 된다면 수입 수요도 늘며 흑자 규모를 줄이는 쪽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7월 금통위 기자회견에서 이주열 총재와의 일문 일답이다.
- 최경환 총리 후보자가 하방리스크가 더 많아졌다 표현했고, 총재도 하방리스크 다소 커졌다고 언급하셨데,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인지. 앞으로의 정책 공조에 있어 어떠한 대안들을 고민하고 계신지.
▲ 최 후보자가 하방리스크 언급하셨다는데. 어떤 것을 거론하시며 하방 리스크 설명하신지는 모르겠다. 다만 경제를 보는 시각은 뭐 크게 다르지 않을까 생각한다. 정책 공조라는 것은 통화정책과 정부의 거시경제정책들은 어쨌든 고유의 기능을 수행하는 측면이 있기에 고유의 기능을 수행하면서 전체적인 정책 효과가 최대화 될 수있도록 조화롭게 운영하는 맥락에서 이해하고 있다.
정책 공조의 첫걸음은 정부와 한국은행 등 거시정책 담당기관이 현재 경제상황과 경기인식을 공유하고 간극을 줄여나가는 쌍방의 노력이 중요하지 않나 싶다.
- 국고채 3년물 금리가 기준금리에 근접할 정도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는데, 이런 현상을 과도한 쏠림 현상으로 판단하시는지?
▲ 국고채 금리가 한 달사이 큰 폭으로 하락한 원인 중 가장 큰 부분은 세월호 이후 국내경기 회복세 약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데 따른 결과라고 본다. 또한 미 연준의 정책 완화기조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뒤이어 글로벌 시장 전체적으로 위험자산 선호현상이 줄고, 이에 따른 수급요인이 반영된 경로도 작용했다. 금리 하락세가 빨랐던 측면이 있긴 있다.
- 지난 금통위 이후 지금 금리가 경기회복을 뒷받침하는 수준이라고 언급하셨는데, 이에 대한 판단을 계속 유지하고 계신지? 7월 전망이 나왔는데 금리 방향은 인상쪽이라는 판단도 유지하고 계시는가?
▲ 이전에 현 기준금리가 실물경제를 뒷받침 할 만한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적정금리를 정확히 제시하기는 곤란하지만, 여러 방법을 통해 분석해보면 지금의 금리 수준이 실물경제 활동에 부합하는 수준이라고 지금도 생각하고 있다.
그렇지만 성장세가 최근 주춤했고 올해 성장 전망을 하향 조정을 했다. 그렇게 보면 GDP갭이나 물가갭의 마이너스 폭이 좀 더 커졌을 것이기 때문에, 현재 기준금리가 완화적 수준이라햇지만 완화의 정도는 종전보다 줄어들지 않았나 생각한다. 금리 방향은 지난 4월 전망을 내놀을 때, 올해 4% 전망을 전제하며 장기적인 방향성은 인상이 아니겠냐고 했다. 인상 시그널은 아니었다고 해명을 한 바 있다.
- 물가 상승률 언급하셨는데, 상승 압력이 종전보다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성장세 회복이라는 내용이 앞으로 나왔는데, 이를 기준금리 시그널로 봐도 될지?
▲ 의결문을 보면 맨 마지막 파트가 통상적으로 정책 방향을 제시한 부분이다. 금리 정책에 대한 시그널은 이뿐만 아니라 전체 맥락으로 파악해야 할 것이다. 성장 전망과 물가 전망을 수정하면서 그에 따른 의견을 반영하는 것이고, 전체적인 금리 정책의 방향은 의결문 전체로 판단하시면 되겠다.
- 올해 전망이 0.2%p정도 떨어졌는데, 이 차이가 어느정도 갭으로 생각하면 되는지 하방 위험으로 전환할 정도의 차이인지?
▲ 올해 성장률을 하향 조정한 수준도 여전히 잠재 성장률에 부합하는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이 전망을 내놓으면서도 하방 리스크가 좀 더 크지 않나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다.
- 한 분이 소수 의견을 냈다고 하셨는데, 금리 인하 주장인지?
▲ 개별 위원의 발언 내용은 여기서 밝히기는 곤란하다. 2주 후 공개되는 의사록에서 밝히게 돼 있다.
- 경상수지 흑자가 원화절상 압력 및 통상마찰 관련해 우려가 큰 것으로 알고있다. 올해 경상흑자가 작년만큼 나올 수 있는지? 과도하다고 보는지?
▲ 작년에 경상수지 흑자를 800억달러 기록했고, 추세가 올해 5월까지도 예상보다는 더 많이 늘어났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볼 때 올해도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작년 수준 이상이 되지 않나 예상한다. 이는 GDP 6%에 달하는 수준이기 때문에 통상적인 기준에서 보면 높은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불황형 흑자라는 말을 사용하며 수입 부진을 언급하기도 하지만, 수입이 부진하다고 단정짓기도 곤란하다.
작년 3분기 이후부터 수입이 증가세에 들어섰으며 올해 2분기에도 3%대의 수입 증가세를 나타냈다. 사실상 수입 증가세가 낮은 이유 중 하나는 원자재 수입 가격이 상당히 하락한 데 따른 것이다. 가격 요인 제거하고 물량 기준으로 보면, 수입 물량은 올해들어 4% 증가세를 나타냈다.
결국은 이 흑자의 가장 큰 이유는 수출이 호조를 보인 것 아니냐라고 생각한다. 세계 경제도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고 우리나라 제품의 비가격 경쟁력이 상당히 높은데 따른 영향이 주된 요인이다. 물론 내수가 활성화된다면 수입 수요도 늘어나면서 흑자규모를 줄이는 쪽으로 그렇게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 중앙은행들이 환율 강세 누르기 위해서 통화정책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다시 올릴 준비를 하고 있다. 한은은 어떤 통화정책 대응이 가능하다고 보는지?
▲ 환율에 대해서 금리정책으로 대응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 다른 부정적인 효과도 있기에 환율에 직접 대응하는 것 보다는 환율 변동에 따른 경제 금융 상황의 변화를 중요하게 보고있다.
- 하방 리스크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언급하셨다. 일부에서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부추길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금리 인하의 부정적인 견해도 있는데 금통위 생각이나 평가는?
▲우리 경제의 하방 리스크가 큰 것은 사실이다. 금리를 인상하든 인하하든 기대하는 효과가 있지만, 그에 따른 코스트(비용)도 당연히 따르는 것이다. 금리를 낮추면 가계 부채 문제, 전세가격에도 분명 영향을 줄 것이다. 그러한 마이너스 효과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거시경제적 측면에서 금리 조정 여부를 결정하겠다.
-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 3% 후반이면 기준금리 만장일치 동결, 성장률 전망이 3% 중반 정도면, 혹시 소수 의견이 있는 동결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시장에서는 전망했다.
다만 한은의 수정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3.8%, 통방 문구보면 성장세 회복을 지원한다는 식의 내용이 있었다. 의결문 전체로 판단해달라 하셨는데. 과거 사례를 볼 때 다음 달 인하도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어떻게 보시나?
▲ 시장의 기대가 그렇다는 것은 이제 알았다. 문구가 순서가 다서 바뀌었다. 마지막 문단도 통화정책 방향 전에는 수행하는데 있어서 유의할 요소를 먼저 집어넣었는데, 지금은 방향을 먼저쓰고 유의점을 뒤로 뺐다.
모두발언에서 하방리스크가 커졌다고 했고, 금통위가 상당히 유념해서 보겠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 문단의 구성을 바꿨다. 표현과 관련해서 금리 조정 과거 사례 언급하셨는데, 저희는 과거 사례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고 새로 하반기 전망 내놓으면서 경제에 대한 인식을 솔직하게 담으려고 노력했다.
- LTV·DTI 완화에 대한 생각은?
▲ 이 제도 도입으로 주택거래 활성화를 제약하는 측면은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가계의 재무 구조 건전성이라든가 자산건전성 측면에서는 순기능이 있다. 종합적인 사항을 고려해서 순기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판단해야 할 사항으로 생각하겠다.
- 발언 종합해 보면 기재부와 기관의 고유기능을 하면서도 전체적인 효과는 최대화 될 수 있도록 하는 정책공조하시겠다고 했는데, 총재 취임 초에 밝혔던 소신과는 대치되는 것 같다. 한은 독립성에 대한 생각은 여전하신지?
▲ 정책공조, 정부와의 어떤 협조에 대한 시각은 안바뀌었다고 생각한다. 취임 때부터 정부와는 고유의 기능을 존중해 주되 그 방향 자체가 긋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경기상황 인식을 공유하고 간극을 줄이는 것은 일반적인 생각이다.
경기 인식은 3개월전과 바뀐 것이 사실이다. 취임하자마자 1분기 수정전망을 내놨는데. 그때는 올해 4% 성장전망을 하고 내년 4.2% 전망 했다. 당시에는 국내 리스크는 크지 않고 오히려 해외쪽 리스크가 더 크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때만 해도 국제금융시장에서 미국 연준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있었고 우크라이나 지정학적 위험 등 대외위험이 더 크다고 말씀드렸다. 일주일 후에 세월호가 터지면서 대외 리스크는 완화됐지만, 생각지도 않은 세월호 참사 영향이 일반이 예상했던 것보다는 훨씬 크고 길게 가는 상황이었다. 경기에 대한 인식은 3개월전과 지금은 다를 수밖에 없다.
- 5월 지역경제 보고서 보면 세월호 여파 충격이 5월 들어서 완화 되고 있다고 하셨는데, 오늘 성장률 전망은 세월호에 따른 내수침체를 강조하고 있다. 시간 차가 짧은데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 세월호 사고가 터지고 나서 한달간은 급격히 내수쪽이 가라앉았다. 마이너스 폭이 커졌다. 지역경제 보고서는 5월 하순 작성하면서 크게 떨어졌던 마이너스 폭이 조금은 줄어들었다. 하지만 부진하기는 마찬가지고,부진의 정도가 완화된 정도로 이해하면 되겠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