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민정 기자]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 “경기가 살아나고 심리가 살아날 때까지 거시정책을 과감하게 확장적으로 운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이날 오전 8시 정부세종청사 대강당에서 취임식을 갖고 “소극적인 거시정책이 경제심리를 살리지 못하고 결국 경기둔화와 세수감소 등을 유발하면서 거시정책의 여력마저 줄이고 있는 형국”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 부총리는 “한 겨울에 한 여름의 옷을 입고 있는 것 같은 부동산시장의 낡은 규제들을 조속히 혁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기획재정위 전체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김학선 기자) |
이날 최경환 부총리는 우리경제가 3가지 함정에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경제 회복세가 미약하면서 ‘저성장의 함정’에 빠져있다는 것이다.
최 부총리는 “특히, 세월호 사고 이후에는 경제심리가 위축되고 회복세도 주춤거리고 있어 자칫 ‘경제회복의 모멘텀 자체가 사라지는 것 아닌가’하는 위기감마저 돈다”면서 “불과 2~3년 후면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는 등 성장 잠재력의 저하가 눈 앞의 문제로 닥쳐오고 있는 상황에서 저성장의 고리를 확실하게 끊고 우리 경제의 도약을 가져올 수 있는 새로운 성장방정식을 찾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가 두 번째로 언급한 함정은 ‘축소균형의 함정’이다. 최 부총리는 “성장도 문제지만 우리경제의 속사정은 더 큰 문제”라며 “가계소득 부진, 비정규직 문제 등 그간 쌓여온 구조적 문제로 내수 부진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내수 부진이 ‘저성장-저물가-경상수지 과다 흑자’로 이어지면서 거시경제 전체의 모습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마지막으로 ‘성과 부재의 함정’을 언급했다. 최 부총리는 “그간 수많은 대책들이 발표됐지만 국민들이 체감하는 성과는 부족하다”며 “대책을 위한 대책은 없었는지, 정책이 실제 현장에서 제대로 실행되고 효과를 보이고 있는지, 꼼꼼하게 살피고 고치지 않으면 국민들로부터 무능한 정부, 무심한 정부라는 냉엄한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내수 진작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최 부총리는 “소득 창출의 근원인 기업이 살아나야 한다”면서 “기업활동을 가로막는 불필요한 규제들을 과감하게 개혁하고 기업이 서비스업 등 새로운 투자기회를 적극적으로 찾아 나설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계소득 증대에 대한 의지도 피력했다. 최 부총리는 “소비의 주체인 가계가 살아나야 한다”면서 “기업의 성과가 일자리와 근로소득을 통해 가계부문으로 원활히 흘러들어야 가계가 마음껏 소비할 수 있고 새로운 투자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이 잘되면 경제도 잘 굴러가겠지’하는 기존의 사고에서 벗어나 기업의 성과가 가계소득으로, 가계소득이 다시 기업의 투자기회로 이어져 다함께 잘 사는 경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를 해소하겠다고도 했다. 최 부총리는 “전체 임금근로자의 1/3에 달하는 비정규직 문제를 두고서 어떻게 ‘국민행복시대’를 얘기할 수 있겠느냐”며 “노·사·정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고용 창출을 지속하는 가운데 정규직과 비정규직간 불합리한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책의 실행력과 속도를 높여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조기에 가시화하겠다고도 언급했다. 최 부총리는 “최근 세월호 사고 등으로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커지면서 정책의 추진동력이 크게 약화된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면서 “잃어버린 국민의 신뢰를 되찾는 방법은 국민들께서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조속히 창출하는 것뿐”이라고 했다.
최 부총리는 이어 “이제까지 추진해왔던 공공기관 정상화, 창조 경제, 서비스업 육성 등의 과제들을 더욱 속도감 있게 추진하자”면서 “혁신의 기치를 다시 한번 높이 세워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더욱 힘차게 추진하자”고 덧붙였다.
조직개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최 부총리는 “직원 여러분들께서 경제를 살리는데 더욱 매진할 수 있도록 기능과 조직, 인력을 효율적으로 재배치하겠다”며 “신상필벌의 원칙을 바로세워 열심히 노력하고 성과를 내는 직원들에게 그 열정과 헌신에 걸맞는 보상과 대우를 하겠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기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