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중국판 스마트머니가 국내 부동산 시장에서 발을 빼는 움직임이다. 주택시장이 위축되는 움직임이 두드러지자 투자자금을 사모펀드 및 해외 부동산 시장으로 옮기는 모습이다.
슈퍼 부자들이 투자 자금을 빼는 것은 중국 부동산 시장의 전망이 그만큼 흐리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는 단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사진:월스트리트저널) |
21일(현지시각) 미국 투자매체 CNBC에 따르면 중국 고액 자산가들이 현지 부동산 투자 비중을 적극 축소, 해외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 부동산 시장이 단기적인 조정을 거친 뒤 상승 추세를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가 꺾였다고 업계 전문가는 입을 모으고 있다.
다만, 이들 자산가들이 포트폴리오 내 국내 부동산 비중을 일정 부분 유지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중국 주택시장의 버블이 파괴적으로 붕괴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의 스마트머니가 부동산을 중심으로 해외 자산시장에 무게를 두고 포트폴리오 재편에 적극 나섰다고 전했다.
중국 초상은행의 투자은행 부문 왕 징 매니저는 “고객들이 국내 부동산 비중을 줄이고 있다”며 “일부는 임대를 통해 현금흐름을 창출하기 위한 자산으로 남겨 두고 있다”고 말했다.
CEMB 그룹의 자오 다전 부동산 애널리스트는 “시장 불확실성으로 인해 대다수의 투자자들이 주변으로 물러나는 움직임”이라며 “잠재적인 매수 세력 역시 회복 신호가 나타나기를 기다리며 관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 아파트 가운데 주인을 찾지 못한 건물이 20%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유령도시가 곳곳에 생겨난 것은 이미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지난 6월 중국의 주택 거래가 늘어났지만 가격이 2개월 연속 하락한 것은 중장기적인 내림세가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의미라고 시장 전문가는 판단하고 있다.
반면 미국을 포함한 해외 부동산 시장에서 중국 자금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지난 1분기 해외 주택 투자 가운데 중국의 비중이 16%를 차지했다. 이는 2012년과 2013년 12%에서 상당폭 늘어난 수치다.
뉴욕뿐 아니라 시드니와 런던 등 주요 도시의 부동산 업계 전문가들이 중국 투자자들의 ‘사자’가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데 입을 모았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