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경환 기자] 대한항공이 글로벌 항공기 제작사로 우뚝 서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1일 항공우주사업본부 '테크센터(Tech Center)' 견학 행사에서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항공기 제작사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재춘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 사업계획팀장은 "지난 38년간 항공기 설계와 제작, 면허 생산, 성능 개량, 복구 그리고 개조 및 정비사업 등을 수행하면서 세계 수준의 사업수행능력을 확보했다"며 "글로벌 탑10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토탈 솔루션 공급업체로의 성장을 목표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테크센터'는 1976년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 산하로 설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하나뿐인 항공기 종합정비·제작센터다. 부산시 강서구 대저동 김해공항 옆, 총 71만㎡(21만평) 규모의 부지에 민항기 및 군용기 정비창과 항공기 부품 제작 공장 그리고 차세대 무인기 개발 시설 등이 자리잡고 있다.
이 팀장은 "이 곳 '테크센터'는 아시아·태평양지역 최대 군용기 정비기지로 성장했다"며 "1978년 국군 및 미군 항공기 정비사업을 시작한 이래 3500여 대의 군용기 정비해 왔다"고 설명했다.
사실 대한항공의 항공우주사업은 생각보다 뿌리가 깊다. 지금으로부터 40여 년전인 1976년 500MD 헬리콥터를 생산해 국내 최초로 항공기 제작 시대의 막을 연 대한항공은 1980년 대에는 국산 F-5E/F 초음속 전투기를 생산했다. 1988년에는 국내 최초의 5인승 경항공기 '창공 91' 독자 개발에 착수해 1993년 개발에 성공, 건설교통부 형식증명을 국내 최초로 획득하기도 했다.
1990년 대에는 UH-60 중형 헬리콥터를 제작하면서 부품제작과 조립 그리고 시험비행 및 임무장비 성능 개량까지 완벽하게 수행했고, KT-1 기본 훈련기 사업에서는 동체 설계와 제작을 담당, 항공기 체계종합업체로 발돋움했다. 이어 공군 KF-16 전투기사업의 주요 일원으로서 최고의 기술이 요구되는 주익과 후방동체도 성공적으로 제작했다.
군용기 뿐만이 아니다. 1980년 대부터 대한항공은 세계 항공기 부품시장을 개척하며 다양한 기종의 민간 항공기 구조물의 설계 및 제작 기술을 축적해 왔다.
보잉의 차세대 항공기인 787기종의 첨단 복합재 구조물과 에어버스 A350 기종의 카고 도어(Cargo Door) 그리고 A320 기종의 '샤크렛(Sharklet)' 등 세계 유수 항공사들에 항공기 주요 핵심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특히, 최첨단 소재인 복합소재 제작 분야에서는 자동적층장비, 초음파검사시스템 등의 설비를 구비하는 등 전체 공정을 첨단화시켰으며, 샤크렛은 지난 2월 생산량 1000개를 돌파했다.
항공기에 새 옷을 입히는 도장 작업도 빼 놓을 수 없다. 대한항공 테크센터 페인트 행거(Paint Hangar)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항공기 페인팅이 가능한 곳으로, 1998년 이후 지금까지 전 세계 23개 항공사, 총 343대의 도장 작업을 완료했다.
▲ 테크센터 내 정비 격납고 |
나아가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는 미래성장동력으로 무인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시장 선점을 위해 '사단 무인기'와 '틸트로터(Tilt Rotor)'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는 중이다.
이 팀장은 "사단 무인기는 이달 중순 군에 납품하면 다음 달까지 적합성 테스트를 완료, 이후 양산할 예정"이라며 "틸트로터 무인기는 세계 최초로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는 지난해 매출 7642억원으로 최근 5년간 연평균 25% 성장을 이어오고 있다"며 "올해 8673억원에 이어 향후 무인기와 군용기부문의 성장으로 2015년에 1조1000억원, 2020년에는 3조원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