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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에라 기자] 코스피가 박스권을 돌파하자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롱숏펀드가 1년만에 찬밥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최근 석달간 주식형펀드보다 5% 포인트 이상 부진한 성과를 냈고 3000억원대의 자금이 대거 이탈하는 양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7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설정액 10억원 이상의 롱숏펀드의 3개월 수익률은 0.55%로 집계됐다.
이 같은 수익률은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펀드 825개의 평균 수익률인 5.37% 보다 부진한 수준이다.
개별 롱숏펀드 가운데는 '대신멀티롱숏증권자투자신탁[주식혼합](Class C1)'에서 3%대의 손실을 냈고, '미래에셋인덱스헤지증권투자회사(주식)종류A'도 2%대의 손실을 냈다.
이런 성과부진으로 환매하는 투자자들도 늘고 있다. 지난 3개월간 3558억원이 빠져나갔고, 최근 한 달 동안에도 1000억원 넘게 유출됐다.
'트러스톤다이나믹코리아50증권자투자신탁[주식혼합]'와 '마이다스거북이90증권자투자신탁 1(주식)'에서는 각각 2000억원 이상 자금이 이탈했다.
이같이 성과부진과 함께 자금마저 이탈되는 것은 최근 증시흐름이 오를 종목은 사고(롱) 내릴 종목을 공매도(숏)하는 롱숏펀드의 운용방식에는 불리하기 때문이다.
롱숏펀드는 강세장에서는 숏전략을 활용하기 쉽지 않은 데다 이미 매수할 만한 종목들은 오른 상태로 추세적으로 상승세를 타기 쉽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의 설명이다.
김영일 한국투자신탁운용 CIO는 "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가든 잘 대응해가는 것이 롱숏전략을 활용하는 헤지펀드들"이라며 "국내 증시가 박스권을 돌파하며 변화되는 모습을 보이는 과정에서 일부 롱숏펀드들이 적응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롱숏펀드가 급성장하며 대차잔고가 급증하는 등 시장이 포화상태에 있는 점도 성과 부진에 영향을 줬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롱숏펀드 시장은 1500억원에서 1조원 이상으로 급성장했고 대차잔고는 현재 33조원 수준으로 지난해 말 24조원 대비 10조원 가까이 늘었다.
한 자산운용사 임원은 "롱숏펀드 규모가 꽤 커지면서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지적도 있다"며 "시장이 포화상태가 됐다는 것은 롱숏 플레이를 제대로 구사 할 수 있는 펀드는 실제로 많지 않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은행 PB는 "지난해 롱숏펀드에 너무 많은 돈이 몰렸고, 수익률도 중위험 중수익 추구하는 펀드 성격과 달리 과도하게 높았던 측면이 있다"며 "현 장세에서는 롱숏펀드를 보유하는 것보다 환매하는게 낫다"고 조언했다.
최근 최경환 경제팀의 내수 부양 기대감 속에 증시의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롱숏펀드에 대한 불확실성도 확대되고 있다.
이 PB는 "지금과 같은 장세가 이어질 경우 롱숏펀드 보다는 일반 주식형펀드의 성과가 더 나을 것"이라며 "그동안 소외됐던 성장주, 최근 정책 이슈에 부각되던 배당주 펀드 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