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함지현 기자] 정치권은 국회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인 국정감사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올해부터 '분리 국감'을 실시키로 했다. 하지만 세월호 특별법을 둘러싼 여야 공방전으로 인해 분리 국감이 불발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관련법을 개정하기 위한 본회의 개최가 미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 본회의 장면> |
이를 위해서는 '국정감사및조사에관한법률' 및 '중복 감사 방지를 위한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규칙' 등이 본회의를 통과해야 한다.
문제는 세월호 특별법을 놓고 여야 간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어 본회의가 언제 열릴지 알 수 없다는 데 있다.
이미 한 번의 합의가 깨진 이후로 여당은 야당에 대한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고 야당은 물러서지 않으면서 좀처럼 출구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국감을 준비하는 국회 보좌관들 사이에서 "분리 국감이 안 될테니 국감 준비를 안 해도 될 것"이라는 농담까지 나올 정도다.
다만 국회측은 국감실시일 전인 오는 25일까지만 여야가 본회의를 열어 관련법을 처리한다면 분리 국감을 실시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마지노선을 넘어간다면 분리 국감은 불발될 가능성이 크다.
국회 관계자는 "25일까지만 의결하면 분리 국감이 가능하다"며 "25일까지 의결하면 국감 예정일인 26일부터는 현행법상으로 국감을 개최하고 9월 국회에서는 새로 발의된 법안에 의해 두번째 국감을 개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안이 통과가 된다고 해도 효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약 10일간의 시간이 소요되므로 25일 본회의에서 분리 국감을 위한 관련법을 통과시키더라도 당장 1차 국감에 적용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우선 현행법상으로 1차 국감을 실시하고, 25일 통과된 법안에 의거해 2차 국감을 실시하면 분리 국감의 취지를 살릴 수 있다는 뜻이다.
이 관계자는 "25일에 예산 결산 때문에 본회의를 개최하기로 돼 있어 분리 국감 관련법이 처리될 것으로 생각은 한다"면서도 "만약 세월호 특별법 문제로 인해 본회의가 개최되지 않고 9월 정기국회로 넘어가게 된다면 사실상 국감을 분리해서 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분리 국감은 도입부터 여러 지적을 받아왔다. 20일이라는 국감 기간을 단순히 절반으로 나눴을 뿐 실질적으로 감사기간이 늘어난 것은 아니라는 비판부터 국감의 집중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었다.
그럼에도 여야는 국회 선진화법에 따라 12월에 자동 상정되는 정부의 새해 예산안도 충실히 심사하고 감사의 질을 높이며, 정기국회에서의 부담도 줄이겠다는 취지로 분리 국감에 합의했다.
만약 그 첫 걸음부터 지켜지지 않는다면 적지 않은 지탄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 한 보좌진은 "분리 국감도 국민과의 약속인데 무산된다면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정쟁으로 인해 국회의 중요한 기능에 제동이 걸린다면 정치권 전체에 대한 비판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