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고용 지표의 지속적인 개선에도 내수 경기가 오히려 후퇴, 미국 경제의 회복이 고르지 못하다는 시장 전문가의 지적이 최근 들어 더욱 뚜렷하게 확인되고 있다.
거시경제를 구성하는 핵심 축이 엇박자를 내고 있어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방향 결정 역시 복잡하게 꼬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사진:신화/뉴시스) |
미국 비농업 부문의 고용 창출이 최근 6개월 연속 20만건을 웃돌았고, 지난 6월 신규 구인 건수가 9만4000건 급증한 467만건으로 13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업들이 구인 공고를 늘린다는 것은 전반적인 고용이 개선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연준이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데 핵심 변수에 해당하는 고용이 꾸준히 호조를 이루는 것은 미국 경제의 청신호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내수 경기와 관련된 지표는 이와 다른 추이를 보이고 있다. 7월 소매판매가 전월과 같은 수준에 머문 것을 포함해 최근 4개월 연속 소매판매가 후퇴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올해 하반기 미국 경제의 강한 성장 회복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이처럼 지표가 냉탕과 온탕을 동시에 연출, 미국 경제의 현주소를 정확히 진단하는 일이 간단치 않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스턴 에이지의 린지 피에자 이코노미스트는 “2월과 3월 내수 경기가 완만하게 성장한 뒤 매월 소비가 후퇴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민간 수요 위축이 겨울철 혹한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이코노미스트의 진단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는 얘기다.
미국 최대 백화점인 메이시스가 올해 매출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는 등 주요 유통업체의 실적이 일제히 실망스러운 수준에 그치는 실정이다.
메이시스의 테리 런드그렌 최고경영자는 “거시경제 여건이 불투명한 만큼 소비자들이 지출을 늘리는 데 불편한 심기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민간 소비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70% 가량을 차지하는 만큼 내수 경기가 강하게 살아나지 않을 경우 하반기 이후 강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투자가들의 판단이다.
고용 지표가 지속적으로 개선된다 하더라도 연준이 긴축을 단행하는 일이 쉽지 않은 결정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