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곽도흔 기자] # 추경호 1차관이 장관급인 국무조정실장으로, 이석준 2차관이 미래창조과학부 1차관으로 각각 이동했다. 김낙회 세제실장은 관세청장, 김상규 재정업무관리관(1급)도 조달청장으로 승진 이동했다. 기재부의 고질적인 문제를 인사적체를 해소한 것.
전임 부총리가 15개월 동안 해결하지 못한 것을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단번에 추진했다. 공무원들이 가장 중요시 하는 인사 문제를 말이다. 역시 '실세 부총리'라는 말이 흘러나왔다.
# 지난 19일 정부서울청사. 그간 한국노총의 불참으로 8개월만에 열린 경제사회발전 노사정위원회 회의장은 긴장감 속에서 명칭이나 위원 구성 등을 놓고 쉽사리 결론이 나질 않았다.
그러자 최경환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노(勞)측에서 원하는 부분을 일부 수용하자는 제안을 했고 이날 위원회는 ▲ 공공부문발전위원회 ▲ 산업안전혁신위원회 ▲ 노동시장구조개선특별위원회의 신설 구성을 합의했다. 이 역시 최 부총리의 힘을 느끼게준 또다른 일화다.
지난달 16일 최경환 부총리 취임 이후 유연한 리더십과 강력한 추진력으로 무장한 내수부양 정책에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이 살아나면서 '최경환 효과'라는 말이 등장했다.
여기에 디플레이션과 엔고 탈출을 위해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하고 있는 일본 아베 신조 총리의 아베노믹스를 따 '최경환노믹스'라는 말까지 거론된다.
특히 기재부 내부에서는 고위공무원들의 인사 정체를 해결하고 업무 효율화에 나서는 등 실세 부총리다운 면모를 보이며 관가에도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는 평가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2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제6차 무역투자진흥회의 결과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최 부총리는 지난 17일 세종시 국립세종도서관에서 기재부 간부와 직원 등 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업무혁신 대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그는 대면(對面)보고를 1/3로 줄이고 월요일과 수요일에는 세종청사에 근무하면서 업무보고를 받기로 했다.
또 국회 출장을 간부와 실·국장급만 가도록 주문하고 휴가와 자기계발을 장려해 창의적인 토론으로 정책을 개발하는 분위기를 조성키로 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방안들을 앞으로 실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론도 나온다. 하지만 정부부처가 세종청사로 내려온지 20개월이 넘도록 어느 누구도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의지를 갖고 돌파하는 모습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최 부총리는 또 취임 후 첫 확대간부회의에서는 "부내 회의나 보고에 쓰는 시간을 3분의 1로 줄여달라"며 "그래야 장관이 국회나 국민, 다른 부처, 기관과 업무협의나 조율을 하고 국민과 언론을 상대로 홍보를 제대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스스로 "장관으로서 내가 해야 될 일은 유능한 '정책 세일즈맨'이 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해봤다"고 말하며 대외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전임 부총리가 국회나 언론 등에서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은 것과 대조된다.
기재부 A국장은 "최근에 단순히 장관 보고나 간부회의를 위해 서울에 올라가는 일은 많이 줄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세월호 특별법' 탓도 있지만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이 전임 부총리에 이어 국회에서 잠자고 있게 만든 것은 그의 과제다. 여당 원내대표를 역임한 3선 국회의원인 그에게 거는 가장 큰 기대는 국회와의 관계다.
국회가 공무원들의 표현대로 '갑(甲)중의 갑'인 현실에서 돌파구를 열어줄 것을 관가에서는 기대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곽도흔 기자 (sogoo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