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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21일 개막된 올해 잭슨홀 컨퍼런스의 키워드는 ‘분열’이라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을 포함한 선진국부터 이머징마켓까지 경기 향방이 뚜렷하게 엇갈리고, 이 때문에 각국 중앙은행의 정책 변수와 지향점이 상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진:AP/뉴시스)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방향이 뚜렷하게 상반될 것이라는 데 이견의 여지가 없다.
이머징마켓도 예외가 아니다. 연초 이후 멕시코와 스웨덴 등이 금리를 인하한 데 반해 러시아와 남아공 등 일부 이머징마켓은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주요국 중앙은행의 공조가 깨진 것은 이미 2008년부터 가시화됐고, 이번 회의에서 또 한 차례 명확하게 확인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른바 ‘분열’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금융업계 이코노미스트의 진단이다. 문제는 리스크다. 정책 탈동조화가 금융시장에 불확실성과 리스크를 초래할 것이라는 애기다.
PNC 파이낸셜 서비스의 스튜어트 호프만 이코노미스트는 “주요국의 경기 회복 단계가 제각각 상이하다”며 “미국과 유럽 및 일본의 탈동조화가 특히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캘리포니아 주립 대학의 손성원 교수는 “일본이나 유럽에 비해 미국이 경기 부양에 상대적으로 신속한 대처에 나선 결과”라며 “금융권 규제 강화도 보다 적극적으로 나선 데 따라 미국 경제가 다른 선진국에 비해 강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재닛 옐런 의장은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연설에서 비둘기파와 매파 중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은 발언을 내놓았다.
옐런 의장은 금융위기 이후 초래된 고용 시장의 구조적 변화로 인해 통화정책 판단을 내리는 일이 더욱 복잡해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투자가들 뿐 아니라 정책자들도 내년 중반까지 긴축이 단행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반면 ECB의 주요 과제는 침체 및 디플레이션 리스크를 극복하는 데 있다. 미국식 양적완화(QE)의 실질적인 효과와 무관하게 이를 시행하는 일이 시간 문제라는 것이 중론이다.
실제로 잭슨홀 연설에서 마리오 드라기 총재는 고용 문제를 ECB가 모두 해결할 수는 없다고 강조하면서도 필요한 경우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을 시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일본은행(BOJ) 역시 부양책 압박을 받고 있다. 2분기 경제가 연율 기준 6.8% 위축, 이른바 아베노믹스가 기대했던 효과를 내지 못했다는 것이 투자가들의 평가다.
이와 달리 영란은행(BOE)의 경우 긴축 가능성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상태다. 경제 성장과 고용이 빠르게 개선, 금리인상의 여지가 높아졌고 투자자들은 이미 이를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한편 연준 내부에서도 정책자들의 이견이 더욱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세인트 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의 제임스 불러드 총재와 캔자스 시티의 에스더 조지 총재, 필라델피아 연준은행의 찰스 플로서 총재 등 이른바 매파로 분류되는 정책자들이 연이어 조속한 긴축을 주장하고 나섰다.
반면 애틀란타 연준은행의 데니스 록하트 총재는 성급한 금리인상의 리스크를 강조하며 침착할 것을 종용했다.
이와 관련, 브린 캐피탈의 피터 치르 전략가는 “옐런 의장의 금리인상 의지가 높아진 것으로 보이지만 내년 3월까지 긴축이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