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종빈 기자] 최근 유럽 주요국 중기물 채권의 수익률이 마이너스권으로 뚝 떨어졌다.
26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독일과 핀란드, 네덜란드, 벨기에 등 선진국 채권 2년물 수익률은 이번 주 들어 마이너스권으로 돌아섰다.
전일 유럽 금융시장에서 핀란드 채권은 -0.01%를 기록했고 오스트리아 분트채 역시 -0.002%에 거래됐다. 또 네덜란드와 벨기에 채권역시 -0.00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 ECB, 강력한 부양책 시사
전일 독일의 분트채권 3년물 역시 마이너스 수익률로 거래됐다.
최근 채권시장 강세의 주된 배경은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추가 부양책 단행에 대한 기대감이 강하게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드라기 ECB 총재는 지난 주말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열린 잭슨홀 컨퍼런스에서 인플레이션이 추가 하락할 경우 필요한 모든 대책을 취할 것이라 말했다. 그는 지난 2012년과 같이 유로화 폭락사태를 방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빌 디비니 바클레이스 애널리스트는 "시장이 ECB의 추가 양적완화 기대감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 마이너스 채권 수익률, 배경은?
마이너스 채권 수익률의 의미는 투자자가 국가에 일정기간 자신의 자금을 맡아달라며 수수료를 지급하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ECB는 이미 지난 6월 정책회의 당시 0.25%에서 0.15%로 0.1%포인트 금리인하를 결정하면서 시중은행과 ECB 간 예금금리에 대해 마이너스 0.1%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즉 시중은행들이 ECB에 돈을 맡기면 0.1%의 비용이 발생함을 의미한다. ECB의 조치는 은행들이 자금을 예치하지 말고 시중에 공급해서 소비경기와 투자를 활성화시키라는 취지다.
마찬가지로 유럽 채권시장의 마이너스 수익률 역시 현금을 들고 있기보다는 안전자산으로 보유하려는 욕구가 큰 것을 뜻한다.
◆ 채권투자의 자본차익
흔히 채권 투자에는 두가지 유인이 있다. 하나는 이자를 받는 것이다. 이는 자금을 빌려주고 정해진 기간에 이자를 지급받는 것에 해당한다.
또다른 점은 투자를 통한 자본이익 취득이다. 채권은 유가증권이므로 가격 변동에 따라 자유롭게 사고 팔 수 있다.
즉 채권의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예상하고 채권을 매입해 일정부분 차익을 남기고 팔 수 있다.
유로존의 마이너스 수익률 현상은 전자와 같이 이자수익을 챙기는 메리트는 사실상 없지만 후자와 같이 채권가격 강세에 따른 자본차익을 챙길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에 발생한다.
◆ 채권과 인플레이션의 관계
마이너스 수익률은 또 물가상승률과도 관계가 깊다. 채권의 가치는 물가상승률인 인플레이션으로 체감하기 때문이다.
전일 마감된 독일 분트채의 경우 3년물과 5년물 수익률은 각각 -0.001%과 0.198%를 기록했다. 즉 3년물 수익률은 마이너스이고 5년물 수익률은 플러스 수준이다.
이는 시장 투자자들이 독일 경제의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더라도 적어도 3년 뒤에는 플러스권의 이자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음을 뜻한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