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경제가 2분기 4.2%에 이르는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연방준비제도(Fed)의 비전통적 통화정책에도 역대 회복 사이클 가운데 가장 부진한 것이 현실이다.
경기 사이클이 강한 호조를 이뤄내지 못하는 것은 ‘돈맥’이 정상적인 흐름을 이루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가계는 과거 경기 회복기만큼 지갑을 열지 않고 있고, 기업의 경우 중장기 성장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자본지출보다 자사주 매입과 기업 인수에 더 많은 자금을 투입, 자금 흐름에 왜곡이 두드러진다는 지적이다.
[출처:AP뉴시스] |
4일(현지시각) 모간 스탠리에 따르면 미국 기업이 기업 인수와 자사주 매입에 투입한 자금이 자본 지출 규모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제조 업계의 자본 지출이 부진, 최근 경기 회복 신호에도 향후 전망을 흐리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모간 스탠리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기업의 자본 지출은 3%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장기 평균치인 8%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이 때문에 미국 산업 장비의 평균 사용 연수가 10년을 넘어섰다. 이는 1938년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반면 딜로직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미국 제조업 기업이 자산 및 기업 인수에 투입한 자금이 807억달러로, 199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기업의 자본 투자는 앞으로도 강하게 회복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골드만 삭스는 자본 지출이 2015~2016년까지 연간 5% 증가를 보이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리서치 기관 생산성 및 혁신을 위한 제조업 연합(MAPI)의 다니엘 멕스트로스 이코노미스트는 “제조업계의 자본 지출이 장기간에 걸쳐 정체됐다”며 “기업 인수합병에 주력했던 기업들이 필요한 자본재를 확충해야 할 순서”라고 주장했다.
한편 앞서 연준은 미국 가계가 적극적인 소비에 나서지 않고 있고, 이 때문에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내수 경기가 부진해 전반적인 경기가 강하게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세인트 루이스 연준은행은 가계가 현금을 쥔 채 소비하지 않고 있고, 이는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라고 주장했다.
가계의 예금액이 2조1500억달러에 이르며, 이는 과거 5년 사이 50% 늘어난 수치라는 얘기다.
가계 지출이 막힌 데 따라 인플레이션이 저조한 한편 기업 투자를 포함한 실물경기가 역대 회복 사이클 가운데 가장 저조한 수준에 그치는 실정이라고 연준은행은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