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민정 기자] 세월호 사고 여파가 잦아들자 우리 경제지표는 구조적인 문제점을 더욱 확연히 드러내고 있다. 일부 지표가 개선되고는 있지만 고질적인 내수부진이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특히 소비는 만성적으로 부진하다. 최근 발표된 지난 7월의 소비지표는 6월에 이어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7월 소매판매액지수는 지난해 7월보다 0.6% 증가하는 데 그치면서 6월(0.7% 증가)의 부진을 이어갔다.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 증감률 추이(그래프=통계청) |
소비자심리지수는 107을 기록해 7월에 비해 2포인트 상승했음에도 향후 소비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소비지출전망, 생활형편전망 등은 변화가 없었다.
이 같은 소비부진은 결국 ‘가계에 돈이 없어서’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특히 처분가능소득이 소비지출보다 적은 적자가구의 증가는 가계에 쓸 돈이 부족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2분기 적자가구 비율은 23.0%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9%P 증가했다. 소득 1분위의 적자가구 비중은 절반에 가까운 48.4%, 2분위도 26.8%에 달한다.
빚은 늘고 있는데 이에 맞춰 소득이 늘지 않는다면 쓸 돈이 모자란 적자가구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말 기준 우리나라의 가계부채(가계신용)는 1040조원에 이르는데 최경환 경제팀의 LTV(담보인정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 완화 이후 시중은행의 주택대출 잔액은 7월말 297조7000억원에서 지난달 말 301조5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수출도 부진했다. 8월 수출은 지난해 8월보다 0.1% 감소한 462억7900만 달러를 기록해 석 달만에 감소세를 나타냈다. 수입은 같은 기간 3.1% 증가한 428억72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수출 감소는 자동차업계의 여름휴가로 인해 조업일수가 줄었고 강우량이 늘면서 영향을 받았다.
김두언 하나대투증권 연구위원은 “9월 수출은 예년보다 이른 추석이 변수이나, 조업일수 증가와 중국향 수출 개선이 예상된다”며 “다만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유럽 경기 부진이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 수요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은 주의할 부문”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귀원은 “중추절(9월)과 국경절(10월)을 앞둔 중국의 수요 증대로 국내 수출의 중국향 수출이 개선될 전망”이라며 “선진국 수요 부진에 대한 불안을 중국향 수출이 상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2개월째 2% 아래에 머물고 있는 물가도 반갑지만은 않다. 정작 서민들은 물가가 안정됐다는 느낌을 받지도 못 하는데 성장률이 낮은 상태에서 낮은 물가는 디플레이션 우려만 키울 뿐이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기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