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기진 기자]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이 10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감독당국의 중징계에 강력히 반발하자, KB국민은행 노동조합이 임 회장의 출근을 강력하게 저지키로 했다.
KB노조 관계자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주장은 납득할 수 없고, 내일(11일) 임 회장의 출근저지를 더욱 강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이건호 KB국민은행장과 함께 사임하는 게 맞는데, 임 회장이 오히려 언론을 상대로 부당함을 주장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임 회장이 “주전산기 사태가 잘 마무리되면, 저 중심으로 경영정상화가 가능하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노조는 "법원에 직무정지가처분과 검찰에 고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 회장은 이날 예정에 없던 기자간담회를 자처, 주전산기 교체갈등과 관련한 금융감독원의 중징계 결정에 대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정면 반발했다. "새 최고경영자(CEO)가 논의되면 KB가 지배구조 문제로 흔들릴 수 있다"면서 자진 사퇴할 의사가 없음도 분명히 했다.
오는 12일 그의 중징계를 최종 결정할 금융위원회의 임시회의를 앞두고 언론을 통해 자신의 주장을 밝힌 것으로, 자리를 걸고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임 회장은 서울 명동 로얄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주전산기 갈등은 내부의견 수렴 과정이고 결정된 게 아무것도 없는데 어떻게 범죄행위가 있을 수 있느냐"고 항변했다. 또한 은행 IT본부장 인사에 대한 부당 개입 의혹에는 "인사 개입이라는 용어는 쓸 수 없다"며 "문서로 공식 협의하는 정도는 모든 지주 회장이 한다"고 일축했다.
임 회장은 "금감원의 중징계 결정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국민은행 주전산기 전환과정은 계획단계에 불과하고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 업체 선정도 가격선정도 확정된 게 없다"면서 "내부의사결정 과정에 있는 사항에 대해 감독업무 태만 등으로 중징계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주전산기교체와 관련한 성능검증(BMT)허위 보고 지적 사항은 전산개발 및 실제 사용전에 사용자 테스크 과정에서 해결 가능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임 회장은 이 같은 주장을 김형주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 교수 등을 출석시켜 내놓았다.
임 회장은 또, 자진사퇴 여론을 일축했다. 그는 "만약에 제가 움직이거나 흔들리면 또다른 CEO 만들기 위한 여러가지 혼란이 일어날 것"이라며 "새로운 CEO가 논의되면 1년 가까이 KB금융이 지배구조 문제로 흔들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건만 잘 마무리되면 저를 중심으로 신속하게 경영정상화가 이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명절연휴 기간에도 금융당국 책임자들은 모두 출근해 주요 쟁점을 검토하고 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과 최수현 금감원장도 사무실에 출근해 관련 서류를 검토하고 있다.
현재까지 상황을 고려해 볼 때 임 회장에 대한 중징계가 내려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제재심의를 통해 여러차례 금융위와 금감원이 징계에 대해 의견을 조율해 왔다는 점이 이유로 꼽힌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