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로존 경제가 디플레이션과 침체 리스크를 맞았지만 금융업계 애널리스트의 기업 이익 전망은 청신호를 나타내고 있다.
유럽 증시 향방에 대한 투자자들의 낙관과 비관이 엇갈리는 가운데 일단 추가 상승 가능성에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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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시각) 씨티그룹에 따르면 이달 유럽 기업 이익 전망을 상향 조정한 애널리스트가 하향 조정한 이들을 앞질렀다.
씨티그룹이 집계하는 기업 이익 전망 지수가 지난 5일 플러스 영역으로 전환했다. 이는 2012년 4월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지난 3년간 하강 곡선을 그린 기업 이익이 마침내 반전을 이룰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주가 추가 상승에 대한 예측이 힘을 얻고 있다.
업계 애널리스트의 이익 전망이 밝아진 것은 유럽중앙은행(ECB)의 기준금리 인하 및 자산 매입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리걸 앤 제너럴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라스 크레켈 전략가는 “애널리스트의 유럽 기업 이익 전망이 향상된 것은 주식시장에 낙관적인 신호”라며 “ECB가 경기 부양에 적극 나선 데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지난 6월 말을 기준으로 최근 2년 사이 유로 스톡스 50 지수는 60%에 이르는 랠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지난 7월 주가 밸류에이션이 사상 최고치로 뛰었다.
지난해 기업 이익이 8% 감소한 점을 감안할 때 주가 상승이 펀더멘털에 비해 크게 앞서나간 셈이다.
투자가들은 무엇보다 ECB의 부양책에 따라 유로화가 본격적인 하락 압박을 받기 시작했고, 수출 기업을 중심으로 통화 강세에 따른 이익 압박이 해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헤르메스 소스캡의 앤드류 패리 최고경영자는 “유럽 기업들이 유로화 강세로 받았던 이익 압박에서 자유로워지고 있다”며 “업계 애널리스트들이 이익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는 것도 이 때”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폭적인 이익 호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뷰포트 증권의 마이크 프랑클린 최고투자전략가는 “유럽 경제의 회복이 기업 이익을 대폭 늘리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며 “주가 강세에 따라 밸류에이션이 크게 높아진 만큼 기업 이익이 증가하더라도 이를 정당화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