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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도 넘은 '횡포'…눈치보는 대한민국

기사등록 : 2014-09-18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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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수호 기자] 글로벌 ICT 업계의 '공룡' 구글이 한국시장으로 보폭을 확대하면서 독점체제가 장기화 되고있다. 스마트폰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의 독점 뿐만 아니라 유튜브 동영상, 모바일 콘텐츠 시장까지 지배하면서 사실상 IT 식민지 역할을 떠맡고 있는 상황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모바일 콘텐츠 시장의 규모는 약 2조4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 중 전체의 49%가 구글의 구글플레이를 통해 시장이 운영되고 있다. 반면 나머지 시장을 애플 앱스토어와 국내 업체들이 나눠 갖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구조가 나타나는 이유는 구글의 앱 장터인 구글플레이가 스마트폰에 선탑재됐기 때문이다. 사실상 국내 소비자들은 선택권을 잃은 상황이다. 또한 구글이 자사의 앱 장터에 타사의 독립 앱 등록을 허용하지 않는 정책을 펴고 있어 사실상 다양성 추구를 스스로 막고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런 상황임에도 정부는 앱 선탑재 관련에 대해서 손을 놓고 있다. 공정위 역시 지난해 7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사실상 구글의 종속된 국내 IT 산업을 스스로 인정한 꼴이 됐다.

앱 시장을 제외한 곳에서도 구글의 IT 독점 확대는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동영상 관련 시장이다.

최근 코리안클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동영상 시장에서 구글 유튜브가 차지하는 비중은 80%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유튜브를 통해 올린 광고 수익만해도 수천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구글이 이처럼 국내 동영상 시장을 헤집고 다닐 수 있는 배경에는 구글의 눈치를 보는 통신사의 힘이 컸다.

인터넷을 통해 동영상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통신사의 네트워크를 경유해야 한다. 소비자가 더 높은 품질의 동영상을 보기 위해선 이통사에 트래픽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이로 인해 네이버와 다음 등 국내 사업자들은 이통사에 해마다 300억원에 이르는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하지만 구글은 국내 이통사에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있다. 구글은 추가 데이터 비용없이 더 높은 화질의 동영상을 사실상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이통사들이 구글의 눈치를 보는 탓에 국내 업체들과 달리 비용 지불을 요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구글에게 트래픽 사용료를 달라고 요구하며 한국에 있는 캐시서버를 없앨테니 홍콩 서버에서 콘텐츠를 받아가라고 요구한다"라며 현실적으로 구글에게 국내 업체와 같은 잣대를 들이댈 수 없다는 현실을 토로한다. 국내 이통사보다 위에 있는 구글의 영향력 탓에 국내 업체들만 역차별을 당하는 꼴이다.

게임업체들의 불만도 적지 않다. 구글의 OS 선탑재로 인해 고정적으로 30%이 수수료를 떼줘야한다. 게임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IT 전문가 양성을 위해 전세계 각지에서 스타트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사실상 '구글 제국'의 일꾼으로 키우는 또 하나의 식민지를 구축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구글의 횡포를 막고자 전세계적으로 규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구글 검색이 90%를 넘어서는 독일의 경우 구글의 강제 분할 가능성까지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럽연합 역시 구글의 반독점 위반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정감사 때마다 구글 독점과 역차별 문제가 지적됐지만 뾰족한 해결 방법이 제시되지 않고 있다. 

지난달 기획재정부가 내년부터 해외기업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매기겠다고 발표하면서 구글 독점에 대한 시장 규제 움직임이 일었다. 하지만 구글이 시장 독점을 통해 국내에서 벌어들이는 돈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규모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사진설명: 존 리 구글코리아 사장)
국회 미방위 소속 의원들도 구글의 반독점·역차별 방지법 제정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창조경제를 앞세우며 구글과의 밀월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현 정권에서 구글에 대한 규제가 어느정도의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는 주장이다.

설사 규제 관련 법안이 마련되도 때 늦은 대응이라는 주장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IT 업계 관계자는 "구글의 시장 독점은 전세계적인 추세이고 이를 막기 어려운 것은 다른 국가들도 마찬가지"라며 "설사 규제 법안이 마련된다 하더라도 통과되기 위해선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고 그 시간동안 이미 구글의 사업은 자리를 잡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국내 IT 업계가 바라는 것은 우대가 아닌 동등한 대우를 통한 공평한 경쟁"이라며 "구글에 대한 때 늦은 규제가 실효성을 잃고 오히려 국내 사업자를 옥죄이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장병완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구글 독점, 국내 역차별 한국 ICT현실과 해법 모색' 토론회를 개최하며 구글 독점을 막기 위한 여론 몰이에 나선다.  




[뉴스핌 Newspim] 이수호 기자 (lsh5998688@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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