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윤경 국제전문기자] 다채널 다미디어 시대, 소비자들의 콘텐츠 선택지는 매우 다양해지고 있다.
기업 단위가 아니라 일반 개인까지도 동영상을 올려 공유할 수 있는 곳, 동영상 공유 서비스 업체 유튜브다. 끽해봐야 개인들이 만든 짧은 동영상을 보고 즐기는 것일 뿐이라 치부할 지 모르겠지만 굴지의 미디어 업체들의 생각은 그렇지 않다. 잇따라 유튜브 채널을 사들이거나 투자에 나서고 있는 걸 보면 오히려 정 반대다. 실제 유튜브에선 방송사 만큼이나 막강한 콘텐츠 파워를 갖고 있는 이른바 V로거(Vloggerㆍ비디오 블로거)들이 맹활약하고 있다.
셰닌그룹과 AT&T의 합작사 오터 미디어가 풀스크린을 사들였다.(출처=버라이어티) |
풀스크린은 유튜브 내에서 '리액트(React)' 시리즈로 인기를 끈 콘텐츠 창작자 파인 브러더스, 코너 프랜타(Connor Franta) 등 '유튜브 스타'들과 계약을 맺어 왔다. 파인 브러더스의 '키즈 리액트'는 아동 케이블 채널 니켈러던(Nickerlodeon)을 통해 방영되기도 했다. 풀스크린의 7월 현재 구독자수는 3600만명이다.
풀스크린은 이렇게 확보한 유튜브 스타들이 전통적인 미디어와 계약을 맺는데도 주력해 왔다. 이걸 디지털 콘텐츠 창작자들, 그리고 미디어에서 돈 줄을 쥐고 있는 사람과 광고주들 사이에서 '번역'을 해주는 서비스라고 명명했다. 풀스크린의 래리 샤피로는 "전형적인 할리우드(영화 산업)가 사과를 샀다면 우리는 오렌지 농장 전체를 갖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유튜브 콘텐츠 창작자들이 스스로의 힘으로만 규모를 늘릴 수 없다는 한계가 드러났으며, 이렇게 디즈니 등 기존 거대 미디어들의 돈이 들어옴으로써 유튜브 채널이 양적으로 팽창할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있다고 해석했다.
셰닌 그룹을 이끌고 있는 피터 셰닌은 10여년간 뉴스코퍼레이션에서 경력을 쌓았고 2009년 회사를 떠난 이후 자신의 회사를 세워 미디어에 투자해 오고 있다. 초기엔 대규모 예산으로 제작되는 영화나 TV물에 투자를 해 왔고 현재는 디지털 동영상 쪽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셰린 그룹은 이미 AT&T와 지난 2013년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훌루 인수에 나서기도 했었다.
SNL 케이건의 애널리스트 세스 셰퍼는 "대형 미디어들이 점점 유튜브 채널 인수나 투자에 관심을 늘리고 있는데 이건 돈 벌기 자체를 위해서라기보다 젊은 시청자 군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다"라고 봤다.
미디어 업체뿐 아니라 일반 기업들도 유튜브 채널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마케팅 도구로 적극 사용하기 위해서다. 적은 비용을 들여도 젊은층의 큰관심을 유발할 수 있는 방편이다. 온라인 동영상 분석업체 오픈 슬레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기업 가운데 구글이 24개 유튜브 채널을 갖고 있으며, 그 다음으로는 삼성전자가 17개 채널을 보유해 두 번째로 많은 채널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뉴스핌 Newspim] 김윤경 국제전문기자 (s91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