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종빈 기자] 일본 기업들이 값싼 노동력을 찾아 아시아 프런티어 마켓인 캄보디아와 라오스, 미얀마 등으로 활발히 진출하고 있다.
주된 이동의 배경은 낮은 인건비 때문이지만 원래 이들 지역은 사회주의 체제인 데다 중국의 영향력도 큰 상황이어서 일본 기업들의 진출이 관심을 끈다.
현지 정부들도 중국과의 관계를 조율하는 카드로 일본 기업들의 활발한 진출을 환영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29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 日자본, 동남아 라오스에 잇따라 진출
이미 라오스에는 일본 토요타자동차와 카메라업체 니콘 등 부품업체들이 진출해 있다.
니콘 카메라 부품업체의 야마모토 히로시 관리자는 "라오스는 니콘의 생산 거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달 초에는 일본의 완구업체 반다이가 라오스에 진출했다.
사회주의 정권인 라오스는 인구 700만명의 국가로 전통적으로 중국의 정치적 영향력이 큰 국가다. 중국은 그동안 라오스에 대해 광산개발과 수력발전, 농업 지원 등을 해왔다.
하지만 일본은 라오스에 최근 메콩강을 건너는 다리를 통해 베트남과 태국 국경 도로의 개선작업에 착수하는 등 라오스 경제 사회 전반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 일본 기업의 베트남 투자 급증 배경은
동남아시아 각국은 일본 자금을 유치함으로써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를 바라고 있다.
특히 일본의 투자 확대는 중국의 영향력을 조절할 수 있는 카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크게 반기고 있다.
베트남은 일본으로부터 17억달러의 원조자금을 지원받았는데 최근 2년간 일본과 중국의 영토분쟁 등 관계가 악화된 시기에 집중적으로 투자자금이 들어왔다.
동남아시아 최대 소비시장을 보유하고 있는 인도네시아도 일본기업들이 중국의 반일감정 고조에 따라 투자를 이전하면서 수혜를 받고 있다.
인구 9200만명의 풍부한 노동력을 자랑하는 베트남 역시 일본으로부터 지난해 30억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일본 해외원조 전문가인 데이비드 포터 일본 난잔대학 교수는 "아시아 국가들에게 일본의 원조는 중국으로부터의 영향력을 완화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 日, 아시아서 중국 영향력 축소 원해
일본 교역당국자도 캄보디아와 라오스에 대한 지원이 중국의 영향력을 완화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점을 시인했다.
이 당국자는 "이들 국가들이 스스로 자립해 중국으로부터의 영향력을 줄이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일본은 태국에서도 지난 1980년대와 1990년대 지금과 비슷한 투자를 실행한 바 있다. 현재 일본기업들은 자동차와 전자업종 등에서 태국 외국자본 투자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급부상중인 프런티어 시장인 라오스와 캄보디아가 태국과 중국보다 낮은 임금과 생산비용이라는 대안을 일본 기업들에게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태국의 임금은 2년 전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40% 급등한 상태이며 만성적인 노동력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대부분의 일본 기업들은 수출중심지인 태국을 떠나지 않겠다고 말하지만 이웃국가들의 값싼 노동력에는 높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 미얀마·라오스 등, 중국 의존도 축소 노력
미얀마 정부도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전략을 갖고 있다.
일본 기업들은 미얀마의 수도 양곤 남부에 기술공단을 조성하는 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나 라오스 현지 인프라 시설 등의 부족으로 인해 투자계획이 지연되고 있다.
일본은 캄보디아에 대해서도 지난해 1억2700만달러를 투자했다. 이는 지난 2012년에 비해 4분의 3 증가한 것이나 여전히 다른 나라들에 비하면 크게 적은 수준이다.
자동체 부품업체 덴소는 지난해 캄보디아에 자동차 부품공장을 설립했다. 덴소의 와타나베 도시코 대변인은 "생산원가를 낮추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며 "생산 거점인 태국 인근에 공장을 설립하는 것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라오스에 대한 일본 기업들의 투자는 지난 2012년 2750만달러에서 지난해 4억600만달러로 크게 늘었다. 라오스의 임금은 중국의 3분의 1 수준이다.
본타비 시소판통 라오스 개발투자부 부장관은 "자동차 부품사 및 중소기업들이 라오스에 대한 투자를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 中, 아시아 투자 지속 확대해
일본기업들의 진출을 주시하고 있는 중국 역시 이들 지역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하지 앟고 있다.
중국기업들은 일본기업들에 비해 지난 2005년부터 2012년까지 7년간 캄보디아에 10배 이상 투자했으며 라오스에는 4배 이상 투자했다.
지난해 시진핑 주석은 아시아인프라은행을 설립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일본이 장악하고 있는 아시아개발은행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다.
중국은 고속철도 건설을 통해 옌난 지역과 라오스 태국을 연결한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갖고 있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