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뉴스핌 김민정 기자] “공급과잉인 상태에서 금리를 낮춰주면 투자를 하겠나? 적어도 그 업종은 공급이 부족하다, 혹은 공급이 부족해진다, 수요가 있다고 하면 투자한다.”
박병원 서비스산업총연합회장(은행연합회장. 사진)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나라의 투자부진에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수요가 없는 곳에 기업들이 투자를 할 리가 없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투자라는 것이 궁극적으로 수요가 좌우하는 것”이라며 “금리가 제로라고 해도 투자해서 수요가 없으면 망한다”고 강조했다.
더 이상 우리경제가 양적으로 수요를 늘릴 수 없다는 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박 회장은 “수요가 양적으로는 충족돼 있다”며 “옛날에는 문제가 풀렸는데 왜 문제가 안 풀리냐의 문제의 핵심에 이것이 있다”고 지적했다.
‘서비스업 전도사’라는 별명답게 박 회장의 이야기는 관광, 의료 등 서비스산업 육성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수요가 있는 서비스업에서 투자가 활발히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예를 들어서 케이블카나 호텔은 중국인 관광객이 저렇게 (1년에) 400만명에서 500만명씩 늘어나는 것을 보면 수요가 있어 투자를 한다”고 말했다.
다만 1년에 400만~500만명에 달하는 요우커들의 발길이 끊길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박 회장은 “지금 이대로 가면 요우커는 반드시 멀지 않아 끊어진다”며 “중국 사람들이 한국에 오는 이유는 딱 하나 쇼핑인데 중국 안에서 뭘 사도 믿을 수 있게 되면 한국에 올 이유가 없어진다”고 했다.
결국 중국인들에게 한국 쇼핑이 메리트를 잃어가는 동안 다른 한국 관광의 메리트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한국이 (중국에게) 외국 중에서 제일 가깝고 시간도 덜 걸린다는 것은 변함이 없다”며 ‘중국이 없는 관광자원이 섬과 바다니까 그것만 잘 활용해도 된다”고 설명했다.
박병원 회장이 서비스업 육성을 강조해 온지도 10년이 훨씬 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 회장은 “케이블카 한 대라도 놨으면 말도 안 한다”며 그 동안 서비스업 육성책의 더딘 진행을 꼬집었다.
박 회장은 “다들 뭘 해서 장차 먹고 살 것인지 참 걱정”이라며 “어차피 일본이 (우리에게) 하나씩, 하나씩 다 내준 것처럼 비슷하게 중국에게 내줄 게 뻔히 보이는데 그 동안 제조업 수출로 (달러를 벌었던 것을) 중국에 내줄 생각하면 그것을 리플레이스(대체)할 생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기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