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뉴스핌 김민정 기자]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이 거시건전성 3종세트의 완화를 검토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거시건전성 3종 세트는 선물환 포지션한도 규제, 외환건전성 부담금, 외국인 채권투자 비과세 폐지를 통해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줄이기 위한 제도다.
미국의 금리 인상을 앞두고 자본유출 조짐이 보이면 해외자본유출의 급격한 유입 시 타이트하게 관리했던 거시건전성 3종 세트를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 부총리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저녁 워싱턴D.C 근방 모처에서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동행기자단과 가진 만찬 간담회에서 “지금 (거시건전성)3종세트라는 것은 단기자금이 너무 많이 몰려와 우리 경제를 교란하는 것에 대한 대책인데 역방향으로 교란이 될 가능성이 있는지 점검해보면서 그런 가능성이 있을 경우 역방향 가능성에 대비할 것을 ‘만사불여튼튼’ 차원에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와 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우리나라에 들어온 해외자본이 급격히 유출될 경우 거시건전성 3종세트를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 부총리는 “지금까지 주로 캐피탈 인플로우(inflow, 유입)에 대해서 견제하는 장치이지만 이제는 아웃플로우(outflow, 유출)에 대해서도 보완할 점 있는지 리뷰해 보면서 대비를 만사불여튼튼 차원에서 보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국의 펀더멘털이 견조해 자본의 급격한 유출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 최 부총리는 “결론적으로 한국은 다른 신흥국과 다르다”며 “외환보유고, 경상수지 흑자 30개월째, 무엇보다 재정이 건전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주식시장에서 순매도세를 보이고 있는 것 역시 자본유출이 아니라는 평가다. 최 부총리는 “외국인들이 주식을 조금 팔았는데 이 부분은 내가 취임하고 나서 기대감 때문에 외국인들이 좀 많이 투자했던 부분이 있었고, 그 다음에 외국인들이 돈 가지고 할 때는 양방향에서 먹기 때문에 그렇다”며 “강달러 됐을 때 너무 빨리 올라가면 손해 볼 수도 있겠다 이런 생각이 어느 정도 작동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기적으로 급등하는 부분에 대한 차액 측면도 있고, 이것을 캐피탈 아웃플로우(capital outflow)로 보지는 않는다”며 “(외국인들이) 한국은 여전히 성장이나 건전성 측면에서 매력적인 투자처로 본다”고 강조했다.
앞서 뉴욕에서 가진 한국경제설명회에서도 최 부총리는 “미국의 출구전략은 기본적으로 미국 경제의 회복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며 “세계경제와 한국경제에 기본적으로는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본유출 가능성과 관련해선 “각 신흥국이 처하고 있는 경제상황이나 경제체질에 따라서 많이 다를 것”이라며 “한국의 경우는 조기 금리 인상이 될 경우에라도 급격한 자본유출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고 자본이동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3종 세트중 금융기관 외환유동성 관련 규제가 타이트한 측면이 있는데 이 부분을 좀 살펴볼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기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