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박민선 특파원] 국제 유가가 지속적인 하락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간의 분열마저 나타나면서 감산 가능성에 대한 기대마저 희박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회원국이 석유 경쟁을 지속할 경우 유가에 미치는 하방 압력도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지난 주말 OPEC 회원국들은 긴급 회의를 통해 유가 하락에 대한 방안을 논의했지만 유가 안정화를 위한 감산 결정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AP/뉴시스> |
OPEC은 그동안 글로벌 원유의 적정한 가격을 조정하는 데 있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설립된 취지로 설립됐다.
그러나 최근 회원국들이 시장 점유율 확보 등을 위해 개별적 대응에 나서면서 이들의 협력 체계도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중동지역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 아라비아는 유럽의 고객층 확보를 시도하는 다른 회원국들로부터 시장 점유율을 방어하기 위해 산유량을 늘리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일부 트레이더에 따르면 사우디 아라비아는 유럽의 고객들에게 보다 강화된 계약을 요구하는가 하면 최근 가격 하락을 이용해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 등 기존 거래 대상들과의 관계 강화에 더욱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또 사우디 아라비아의 국영 석유기업인 아람코는 아시아 시장에서의 점유율 방어를 위해 내달 가격 역시 인하한다는 방침이며 지난달 사우디 아라바이 자체의 산유량을 확대한 바 있다.
그런가 하면 이라크의 국립 석유 마케팅 기업은 아시아와 유럽의 고객들에게 공식 가격 대비 추가 할인된 가격을 제공하는 등 대응책에 나섰다.
지난 주말 베네수엘라의 라파엘 라미레즈 외무장관은 최근의 유가 하락을 해결하기 위해 긴급 회의를 개최했지만 시장이 기대했던 감산 결정 등은 언급되지 않았다.
쿠웨이트 석유장관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이 유가 유지를 위한 감산을 결정하진 않을 것 같다"며 "다른 원유 생산국들의 높은 산유량으로 인해 OPEC의 가격인하가 유가 상승으로 반드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OPEC의 정기 회의는 내달 말 열릴 예정이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회원국 간의 공조체계가 단기간 내에 다시 정상화될 것인지는 미지수라고 평가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각) 북해산 브렌트유는 전거래일 대비 2% 가깝게 떨어지며 배럴당 88달러대로 주저 앉은 상태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역시 1% 이상의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박민선 기자 (pms07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