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송유미 기자. |
[뉴스핌=조윤선 기자]후강퉁(상하이-홍콩 증시 주식 교차거래) 유망종목으로 제약 종목이 주목을 받으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가운데, 중의약 종목이 눈에 띄는 오름세를 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2014년 10월 국경절 연휴(1일~7일)가 끝난 이후 증시가 재개장한 8일 윈난백약(雲南白藥)이 상한가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폔자이황(片仔癀) 등 일부 중의약 테마주가 5% 이상 급등세를 나타냈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8일 A증시에서 제약 종목에 유입된 자금은 11억8300만 위안(약 2100억원). 이 중 동인당(퉁런탕·同仁堂, 600085.SH)에 1억1400만 위안(약 198억원)의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드러났다. 당일 푸싱의약(復星醫藥 600196.SH) 다음으로 제약 종목 가운데 가장 많은 자금이 동인당에 유입됐다. 푸싱의약에 유입된 자금은 1억2400만 위안이었다.
후강퉁 종목으로 제약 종목이 주목을 받고 있는 속에서, 전문가들은 홍콩에는 없는 본토 A증시 희소종목인 중의약 종목에서 투자기회를 포착할 것을 제안했다.
신다(信達)증권 등 중국 증권사들은 홍콩 증시에는 없거나 상대적으로 희소 가치가 있는 종목으로 △군수(방위산업) △바이주(고량주) △농업 종목과 함께 △중의약 종목을 꼽고 있다.
그 중에서도 유구한 역사와 높은 브랜드 가치를 자랑하는 동인당이 투자자들의 각광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다.
동인당이 후구퉁 중의약 종목 중 유망주로 떠오른 것은 독특한 브랜드 가치 때문이다.
동인당은 1669년 중국 청나라 강희제 집권시기에 창립된 300여년 역사의 중의약방으로, 1723년 황실약방으로 지정돼 이후 188년간 황제의 약을 책임졌다.
수백여년의 유서깊은 역사와 전통을 가진 브랜드이기에 중국 정부는 동인당에 '라오쯔하오(老字號·전통브랜드)' 칭호를 부여했다.
중국 국가공상총국이 소비자에 지명도가 높은 브랜드에 내주는 국가 인증인 '저명상표(馳名商標)'도 획득했으며, 중국 국가급 비물질 문화유산(중국 국가급 무형문화재)으로 지정되는 등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중의약 프리미엄 브랜드로 꼽힌다.
이를 반영하듯 중국의 부자연구소인 후룬(胡潤)연구소가 선정한 '2014년 중국에서 가장 가치 있는 200대 브랜드' 중에서 동인당은 85위로 100위권안에 랭크됐다.
중국 제약업계의 전반적인 실적 둔화 속에서, 중의약 종목이 나홀로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는 점도 향후 전망이 긍정적으로 평가되는 이유 중 하나다.
보하이(渤海)증권은 경제성장 둔화 등 여러 요인 때문에 제약산업 성장세도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중의약은 전반적으로 영업수입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향후 업계 성장성은 여전히 밝다고 진단했다.
2014년 상반기 동인당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8.96% 증가한 51억8800만 위안(약 9000억원)에 달했다. 같은기간 순이익은 4억2600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대비 14.35% 증가했다.
롄쉰(聯訊)증권은 안정적인 시장점유율과 자회사의 양호한 경영상황을 상반기 호실적 달성의 주 요인 중 하나로 분석했다.
중국 정부의 강도높은 부정부패 단속에 따른 제약사 뇌물수수 조사 확대로 의약업체가 위축된 가운데, 동인당이 양호한 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은 주력 의약품이 안정적인 시장점유율을 확보하는 동시에 비주력 의약품도 평균 10%이상의 성장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특히 동인당의 상장 자회사인 동인당과학기술(同仁堂科技 01666.HK)과 동인당국약(同仁堂國藥 08138.HK)의 양호한 경영실적이 그룹 호실적에 적지않은 기여를 했다는 분석이다.
동인당과학기술이 생산하는 육미지황환(六味地黃丸), 우황해독편(牛黃解毒片) 등 주력 상품이 안정적인 매출 증가세를 보이며, 상반기 전년 동기대비 14.28% 증가한 19억2600만 위안(약 33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순이익은 3억7900만 위안(약 69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2.01% 증가했다.
동인당국약도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29.22% 늘어난 2억9100만 위안(약 520억원)을 기록했고, 순이익은 1억1500만 위안(약 200억원)으로 전년 같은기간보다 무려 47.90% 증가했다.
동인당과학기술의 정식 회사명칭은 '베이징동인당과학기술발전주식유한공사(北京同仁堂科技發展股份有限公司)'로 동인당의 전통적인 중의약 제조 기술에 현대 제약 기술을 접목해 의약품을 생산하는 업체다.1992년 8월 창립, 2000년 3월 홍콩 증시에 상장했다.
동인당국약은 2004년 동인당과학기술이 홍콩에 분사해 설립한 업체로, 2013년 5월 홍콩 증시에 상장했다.
동인당이 의약품 연구개발에 투자와 지원을 확대하고 있는 점도 양호한 실적의 밑바탕이 됐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올 상반기 동인당이 연구개발에 투자한 비용은 3166만1700위안(약 55억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31.73% 증가했다.
상당수 중국 증권사들은 동인당이 가진 전통브랜드 가치와 정부의 국유기업 개혁에 따른 수혜로 동인당이 양호한 영업실적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10월 9일 기준, 12개 증권사가 예상한 동인당의 2014년 한 해 순이익 평균 전망치는 2013년 보다 17.72% 증가한 7억7200만 위안(약 1390억원)에 달했다.
롄쉰증권은 2014년 동인당이 7억8300만 위안의 순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 2015년과 2016년에는 각각 8억9400만 위안, 10억2500만 위안의 순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면서 동인당에 '매수' 등급을 책정했다.
다만 의약품 품질 안전과 같은 리스크에 주의할 것을 증권사들은 조언했다. 실제로 최근 자회사 베이징동인당화장품유한공사가 생산한 미백화장품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수은이 검출된 것으로 전해져 동인당이 제품 품질안전 문제로 구설수에 올랐다.
한편 동인당은 그룹 모회사인 베이징동인당그룹유한책임공사가 지분 54.86%로 기업통제권을 쥐고 있다. 이밖에 10대 주주안에는 중국 사회보장기금과 펀드가 포함돼 있다.
[뉴스핌 Newspim] 조윤선 기자 (yoons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