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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포트 '세대差'.. 화장품株 사는 80년대생

기사등록 : 2014-10-17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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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양섭 이에라 기자]  중국 수혜 화장품주(株)를 두고 국내 기관투자자 매니저들의 투자 행태가 세대별로 나뉘고 있다. 

공격적인 투자성향을 지닌 젊은 세대들이 화장품주에 대한 접근을 더 많이 했지만 나이가 들수록 신중하고 보수적이게 되는 일부 매니저들은 선듯 이런 추세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후문이다. 아울러 롱숏펀드가 활성화되면서 밸류 대비 오버 또는 언더슈팅하는 종목이 많아진 것도 최근 기관 매매 동향의 특징으로 거론됐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지수가 지난 8월 28일 2088포인트에서 10월 15일 1925선까지 하락하는 동안 기관들은 IT와 자동차주(株)를 주로 팔았다.

이 기간 동안 기관들이 가장 많이 내다 판 종목은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다. 기관들의 순매도 규모는 9400억원에 달한다. 이어 기관은 현대차 5600억원, LG전자 1800억원어치를 팔았다. KB금융, 포스코, 현대모비스 등도 기관이 많이 판 종목들이다.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네이버다. 80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어 SK텔레콤, 아모레퍼시픽 등이다.

최근 기관들이 순매도/순매수한 종목들 [출처: 증권 HTS 조회화면 캡쳐]
아모레퍼시픽은 작년 10월 80만원대에서 지난달 250만원까지 오르는 동안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집중적으로 사들인 종목이다.중국 시장에서 한국 화장품들이 인기를 끌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최근 1년간 기관은 아모레퍼시픽 69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아모레퍼시픽 등 화장품주를 두고 매니저들간의 견해가 다소 엇갈린다. 이른바 세대별 주력 종목 차이다.

보험사에서 자산배분(Asset allocation)을 담당하는 매니저 A씨는 "종목 플레이를 하는 80년대생 젊은 매니저들이 화장품주를  올려놓은 것"이라며 "40대 이상 매니저들은 잘 이해하기 어려운 투자행태"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또 "40대 이상의 매니저들도 요새같은 장세는 사실 처음 보는 것"이라며 "PER 40배 나오는 화장품 종목 투자에 나서는 것은 다소 꺼려진다"고 말했다.

투자자문사 상무 B씨는 "밑에 있는 젊은 친구가 비교적 성과가 좋은 편"이라면서 "아모레 등을  얼마나 담고 있느냐가 최근까지의 성과를 가르는 기준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비중이 상당이 높다"고 전했다.

30대인 B 투자자문사의 대표는 "화장품주를 사는 이유는 삼성전자, 자동차 등이 실적 줄고, 정유는 적자 나고 조선, 철강, 화학 등 대부분 모양이 좋지 않으니, 성장하는 기업이 없어서 상대적으로 프리미엄이 높아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주식시장은 미인뽑기라고 하지 않느냐"면서 "화장품의 경우는 중국 테마가 맞긴 하지만 소비 수혜주 관점에서도 괜찮다고 봤다"고 견해를 밝혔다.

다만 이 같은 현상이 세대별 차이보다는 매니저 개인 성향에 따른 분류가 적절하다는 의견도 있다.

50대인 C 자산운용사 전무는 "상대적으로 나이든 사람이니까 화장품 쪽 이슈를 덜 봤을수는 있다"면서도  "그렇다고 하더라도 세대별로 가르는 기준은 다소 모호하다"고 전했다.

30대인 D 매니저는 "젊은 매니저들만 (화장품주를) 산건 아니다"면서 "성장에 투자하는 입장에서 성장하는 국가에서 화장품이 각광을 받는다는 기본적인 논리에서 매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지훈 키움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세대별 차이가) 사실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지만, 하나의 단면일 수는 있겠다"면서 "현재 장세의 큰 그림은 대형주가 너무 이익이 늘지 않고 심지어 감소한다는 생각이 많아서, 성장성이 있는 종목에 돈이 몰릴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또 롱숏펀드가 활성화되면서 밸류 대비 오버슈팅 또는 언더슈팅 사례가 번해진 것도 최근들어 나타난 특징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지수를 끌어내린 주요 종목인 삼성전자, 현대차 등은 기관들이 지속적으로 내다 판 종목이지만 최근엔 시각이 다소 바뀌는 추세다. 다만 특별한 상승 모멘텀 보다는 '주가가 떨어져서 싸다'는 게 긍정적인 시각의 주요 배경이다. 밸류보다 지나치게 하락한 '언더슈팅'으로 보고 있다는 견해다.

특히 현대차의 가격메리트를 매력적으로 보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한국전력 부지 낙찰 사례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부정적이긴 하지만 하락이 과도하다는 식의 견해다.

이재완 타이거투자자문 대표는 "현대차는 PER 6 미만이면 아무리 성장을 못한다고 해도 안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한전 땅 사면서 주가가 너무 과도하게 빠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엔 내수주 가운데 성장하는 기업인 여행주, 건설주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코스닥 시장에서 성장성이 좋은 반도체 관련 종목들도 비교적 좋게 보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도 최근 자동차의 비중을 계속 높여가고 있다. 투자자문사 E 매니저도 "대형주 중에 자동차주는 펀더멘탈에 비해 현저히 저평가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견해가 엇갈린다. 반도체를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은 있지만 스마트폰 등 핸드셋은 여전히 부정적인 전망이 많이 나온다. 삼성전자 주가가 하락해왔던 수개월간 국내기관들은 '매도', 외국인은 '매수'로 수급이 대립 구도를 보여왔다. 다만 이같은 외국인들의 매수세 역시 반도체를 보고 들어왔을 것이라는 추정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F매니저는 "반도체를 좋게 보고, SK하이닉스 대비 싸다는 식의 논리로 들어오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운용사 주식운용팀장 G씨는 외국인이 현재 삼성전자를 투자하는 것은 국내기관보다는 롱텀 시각이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그는  "외국인은 1년~2년이 아닌 3~5년 관점에서 주식 투자를 결정하는데, 삼성전자가 지금 100만원대로 빠지고 3년내 200만원까지 간다고 하는 식의 논리인 것 같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양섭 이에라 기자 (ssup82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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