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윤선 기자]중국 정부의 전매 사업이었던 소금 시장 개방이 확대되면서 외국 자본의 중국 소금시장 참여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15일 미국 최대 소금회사 모튼 솔트(Morton Salt)가 중염상하이염업공사(中鹽上海鹽業公司)와 제휴를 체결, 미국산 고급 소금을 중국 시장에 들여오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중국 소금 업계가 들썩였다.
그래픽: 송유미 기자. |
중국 정부는 최근 외국기업이 상하이자유무역지대안에서 독자 형태로 소금 도매업을 하는 것도 허용했다.
중국은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에도 담배와 소금 시장만은 외부에 개방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중국 경제 개방과 시장화가 확대됨에 따라 소금업계 체제 개혁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중국 정부가 이같은 조치를 취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의 독점 판매로 인해 업계 집중도가 낮고 도소매가격 차이가 최고 4배까지 벌어지는 등 각종 폐단이 노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인건비는 계속해서 오르고 있는데 반해, 소금값은 수년째 인상되지 않고 있어 상당수 소금업체가 적자 상황인 것으로 전해진다.
과거에는 소금 전매가 정부 재정수입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나, 이 비중이 크게 줄었다는 점도 업계제도 개혁 필요성에 무게를 실었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2006년 소금세가 중국 국가 세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04%에 불과했다.
모튼 솔트와 중염상하이염업공사는 합자회사를 통해 모튼 솔트의 천연해염, 저염소금 등 상품을 중국 중고급 소금 시장에 도입할 계획이다.
중염상하이염업공사 회장 왕쉐스(王學仕)는 "그동안 정부에서 소금을 전매해왔기 때문에 시장이 세분화되어 있지 않고 브랜드의 상업화 경영도 취약함은 물론, 소금 종류와 브랜드 가지수도 매우 적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책적으로 시장이 개방됨에 따라 식용소금 시장이 보다 세분화되고 특히 중고급 식용소금 시장 성장성이 유망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망했다.
현재 중국으로 수입되는 소금 대부분은 공업용으로, 장기간 전매제도 탓에 수입이 극히 적었던 식용소금 시장이 개방되면서 외자기업의 중고급 식용소금 시장 진출이 활발해질 것이란 진단이다.
세계 소금시장은 브랜드 종류가 천차만별이고 시장도 전문적으로 세분화되어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일본 대형마트에는 무려 80가지에 달하는 소금 상품이 진열되어 있고, 대만 마트에도 50여종, 미국 월마트에는 소포장 식용소금 종류가 20~40가지에 이른다"고 소개했다.
중국이 세계 최대 소금 생산국이자 수입국이라는 점도 외자기업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1990년 2023만t이었던 중국의 원염(原鹽) 생산량은 2012년 6912만t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소금 생산 출처를 기준으로 중국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는 소금은 정염과 암염으로 그 비중이 46.10%에 이른다.
암염(巖鹽)은 광산에서 소금 돌덩어리를 캐내어 만든 소금이고, 정염(井鹽)은 소금우물의 함수를 증발시켜 재결정화해 만든 소금이다.
그 다음으로는 해수염이 42.80%, 호수염이 11.10%를 차지한다.
중국에서 소금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지역은 산둥(山東)성으로 2012년 생산량이 2306만t에 달했다. 2012년 한 해 생산된 원염 중 3분의 1가량을 산둥성이 생산한 셈이다.
영국계 컨설팅업체 로스킬(Roskill)에 따르면, 2012년 중국의 소금 수요는 전 세계의 25%를 차지, 세계 최대 소금 소비국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당국의 전매제도 철폐가 소금 시장의 성장 기폭제가 될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중국 산업연구기관인 중터우고문(中投顧問) 식품분야 연구원 젠아이화(簡愛華)는 "당국의 소금시장 시스템 개혁이 업계 내부의 건전한 경쟁을 유도하면서 다양한 상품이 개발될 뿐만 아니라 가격이 합리적으로 조정되는 등 소금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난(西南)증권은 소금 시장 개혁이 점진적으로 추진되면서 새로운 투자 기회를 양성해, 1000억 위안(약 17조원) 규모의 식용소금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조윤선 기자 (yoons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