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경환 기자] 아시아나항공의 샌프란시스코 사고를 놓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정면으로 충돌했다.
대한항공이 해당 사고와 관련해 정부의 엄정한 처분을 촉구하고 나서자, 아시아나항공은 최소한의 도의는 지키라며 맞섰다.
대한항공은 17일, 국내·외 항공사들이 아시아나항공의 샌프란시스코 사고 선처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제출한 것에 우려를 표하며, 정부의 엄정한 행정처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귀중한 인명이 희생된 항공기 사고에 대해 여론몰이식의 책임회피 행태를 우려한다"며 "정부의 행정처분은 일관성 있고 엄정하게 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루프트한자항공과 필리핀항공 등 인천공항에 취항하는 43개 항공사는 지난 15일 국토교통부에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선처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보냈다. 다만, 대한항공과 그 자회사 진에어는 이에 동참하지 않았다.
탄원서에서 이들 항공사들은 "조종사 과실뿐만 아니라 기체에도 문제가 있었다"며 "사고 후 승무원의 헌신적 구호 조치로 피해를 최소화한 점을 참작해 행정처분을 결정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미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조사 결과 조종사 과실이 주 원인이라는 명백한 결과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아시아나항공이 기체 결함론을 계속 주장하는 등 사고의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고 비꼬았다.
아시아나항공이 안전도에 대한 국민의 우려는 도외시한 채, 경제적 이익에 집착해 일부 이해관계자들을 여론 조성에 동원하고 있다는 것.
대한항공 관계자는 "안전에는 양보가 있을 수 없다"면서 "항공안전을 돈으로 막는 행위는 또 다른 희생을 초래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정부의 행정처분이 일관성 없이 항공사나 사고에 따라서 달라진다면,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도는 심각히 훼손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항공의 이 같은 입장 발표에 아시아나항공은 최소한의 금도는 지키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입장자료에 대한 반박자료에서 " 시련과 아픔을 극복하고 안전을 위해 매진하고 있는 같은 업계 종사자에 대한 최소한의 금도를 지켜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비록 다른 영역에서는 경쟁하더라고 안전에 있어서 만큼은 서로 협력하고 격려하는 관계가 돼야 하지 않겠냐는 것.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일부 이해관계자들을 여론 조성에 동원’ 운운한 대한항공의 입장자료에 대해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면서 "이는 인천공항에 취항하는 43개 항공사들과 미주 한인 총연합회 등 교민단체의 선의와 순수성을 모독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대한항공은 지난달 노동조합 명의로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강력하고 조속한 행정처분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국토교통부에 제출, 이에 업계 일부에서 비판이 인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