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국채시장이 이틀째 하락했다. 경제 지표가 호조를 이룬 데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다소 진정된 데 따른 것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의 부양책에 대한 기대가 고개를 들면서 유로존 주변국 국채는 상승했다.
17일(현지시각)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5bp 가까이 오른 2.2024%에 거래됐고, 30년물 수익률도 4bp 오른 2.9771%를 나타냈다.
2년물 수익률이 4bp 가까이 올랐고, 5년물 수익률도 5bp 상승했다.
미국 경제 지표가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를 일정 부분 완화했다. 이날 상무부가 발표한 9월 신규 주택 착공은 전월에 비해 6.3% 증가해 연율 기준 102만건에 달했다.
톰슨 로이터/미시간대학이 발표한 10월 소비자신뢰지수 역시 86.4를 기록해 전월 84.6에서 오름세를 나타냈다.
이와 관련, 레이몬드 제임스 앤 어소시어츠의 케빈 기디스 부대표는 “국내 경제 지표가 개선된 데 따라 투자심리가 고무됐다”며 “공포감이 진정되면서 안전자산에서 자금이 빠져나갔다”고 설명했다.
ED&F 맨 캐피탈 마켓의 토마스 디 갈로마 채권 헤드 역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후퇴했다”며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2.40%까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로존에서는 자산 매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가 고조됐다. 브노아 쿠레 ECB 정책위원이 수일 이내로 자산 매입을 시행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주변국 국채 하락에 제동을 걸었다.
이탈리아 10년물 수익률이 7bp 내린 2.48%에 거래됐고, 스페인 10년물 수익률도 6bp 떨어진 2.16%를 나타냈다. 반면 독일 10년물 수익률은 4bp 오른 0.82%에 마감했다.
하지만 ECB의 부양책에 대한 기관 투자자들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주피터 애셋 매니지먼트를 포함해 그리스 국채 매입에 적극 나섰던 투자은행들이 앞다퉈 비중을 축소하고 있다.
주피터의 아리엘 베자렐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ECB가 자산 매입 프로그램 시행에 나서지 못할 것”이라며 “유로존 위기가 가까운 시일 안에 수면 위로 부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테사 상파올로의 안나 그리말디 이코노미스트 역시 “ECB가 자산 매입을 실제 단행한다 하더라도 전체 규모가 4000억유로를 밑돌 것”이라며 실물경기 부양 효과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